내년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고,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11일(현지시간) ‘2013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6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600을 넘으려면 이날 종가(1427.84)에 비해 12%가량 올라야 한다. S&P500 지수는 2007년 10월9일 1565.15를 기록한 이후 고점을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A 주식투자전략가는 “내년 증시가 신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강세를 점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채권시장 붐이 끝나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이클 하트넷 BoA 수석 투자전략가는 “올해 채권시장으로 몰렸던 대규모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인수·합병(M&A)도 활발해져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연말 S&P500 지수가 1575로 신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담당 수석전략가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은 최근 3년간 매년 400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BoA는 그러나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3.2%로 올해(3.1%)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증시 상승률 전망치는 9~16% 정도였다.

BoA는 또 금값은 강세, 유가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값은 온스당 2000~240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지만 50달러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BoA의 경제전망이 월가 증권사들의 전망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작년 말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1450으로 제시, 비교적 정확하게 맞혔기 때문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