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탄생 200주년을 맞는 작곡가 베르디와 바그너의 작품을 중심으로 내년 시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베르디 작품으로는 ‘팔스타프’와 ‘돈카를로’, 바그너 작품으로는 ‘파르지팔’(사진)을 무대에 올린다.

내년 3월 선보일 ‘팔스타프’는 27편의 오페라를 남긴 베르디의 최후 작품이자 현재까지 공연되는 유일한 희극이다. 비극적인 오페라를 주로 쓴 베르디는 이 작품을 통해 성공적인 희극 오페라를 작곡하고자 한 염원을 이뤘다.

4월에는 베르디의 ‘돈카를로’를 공연한다. 16세기 스페인 궁정 실화를 바탕으로 정치적인 이상의 좌절, 비극적인 사랑과 가족관계를 담은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이 두 작품을 통해 베르디의 삶을 조망하고 그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희극적 또는 비극적 메시지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무대에서 국내에 초연되는 ‘파르지팔’은 바그너 최후의 작품이다. 종교를 뛰어넘는 숭고한 사상을 장엄하게 표현했으며 공연 시간만 5시간에 이르는 대작이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물론 세계 바그너 무대의 주역으로 각광받는 베이스 연광철이 구르네만츠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1987년 초연된 이영조의 창작오페라 ‘처용’도 새롭게 각색, 연출해 6월 무대에 올린다. 창작오페라를 발굴·복원하겠다는 국립오페라단의 의지가 담긴 작품으로 유럽과 아시아 무대에까지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한 비제의 ‘카르멘’과 푸치니의 ‘라보엠’도 내년에 다시 올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