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경제성장 고속도로를 탔다. 성장 전망이 연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풍부한 외환보유액 덕이다.

12일 필리핀 현지매체인 인콰이어러는 씨티그룹이 필리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6.3%로 올려 잡았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5.3%로 예상했던 내년 성장률도 6.1%로 올렸다. HSBC 역시 필리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6.2%로 높였다. 최근 공개된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5.4%)보다 크게 높은 7.1%로 집계되자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올라갔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필리핀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직전까지 상향 조정했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이 내년엔 투자적격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 정부가 공공 인프라 지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내년 도로와 항만 등 각종 인프라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4000억페소(약 10조6000억원). 필리핀 사상 최대 규모다. 민다 올로난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인프라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린 응우옌 HSBC 이코노미스트는 “풍부한 외환보유액이 필리핀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