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각자 동네에서 양심껏 빵을 만들어 파는 영세 자영업자입니다. SPC그룹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왜 거리 밖으로 내쫓겨야 합니까.”

국내 최대 베이커리 체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100여명이 12일 동반성장위원회를 찾아 “제과업(빵집)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서를 내고 이렇게 호소했다. 이들은 “동네빵집과 마찬가지로 가맹점 빵집도 공정한 경쟁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빵집 자영업자 연합체인 대한제과협회는 제과점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절반이 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전날 경기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29명은 “협회가 회원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했으니 가입비와 회비를 돌려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2000만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945년 ‘상미당’이란 동네빵집으로 출발해 연매출 3조원대의 제빵 전문기업이 된 SPC그룹은 골목상권과 상생하기 위해 이미 국내 출점 자제를 선언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8월 △국내 출점 자제 △성장 중심축 해외로 이동 △신규 출점 시 인근 점주와 협의 △아르바이트 대학생 등록금 지원 등 상생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동반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3072개였다.

이후 실제로 파리바게뜨의 신규 출점은 크게 줄었다. 작년 1~8월에는 월평균 51개 순증했으나 출점 자제를 선언한 8월부터 올 4월까지는 월 7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빵집 간 거리를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내놓은 이후에는 월 5개 안팎으로 더 줄었다. 현재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은 3160개로 출점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는 게 SPC그룹 측의 설명이다.

반면 해외 진출은 빨라졌다. 2004년 첫 해외 매장을 낸 파리바게뜨는 작년 8월까지 중국 미국에 79개 점포를 열었다. 이후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국을 확장하면서 해외 매장을 135곳으로 늘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