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주식과 외환 등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로켓 발사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12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로켓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은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51분께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이 발사됐다"며 "발사 직후 서해상에 배치된 이지스함 레이더가 탐지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비해 서해와 제주도 남방 해상에 세종대왕함과 서애류성룡함, 율곡이이함 등 이지스함 3척을 배치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금융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무덤덤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36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6.74포인트(0.34%) 오른 1971.86을 기록중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장중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지만 곧 우상향세를 회복하며 1970선 지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수선물 또한 약한 출렁임을 나타냈을 뿐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환율도 큰 변동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원(0.11%) 떨어진 1075.50원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지정학적으로 큰 위험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 않는데다, 그 동안의 반복 학습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이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는 큰 동요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는 주요국들의 정권교체와 맞물려 북한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외교적 전략의 하나로 판단되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리스크에 주식시장보다 더 민감한 환율시장마저 무덤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이번 이슈가 경기나 기업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는 아니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장중 소폭 매도전환하기도 했으나 다시 '사자'로 돌아서 37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으며, 선물시장에서도 오히려 매수세를 강화하며 1606계약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북한 관련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 시장은 장중 출렁거림이 있었을 때라도 다음날이면 추세를 회복했으며 평균적으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투자자들도 과거 선례에 비춰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이번 로켓 발사 이후 남북한 긴장관계 고조로 새로운 리스크가 나타나거나 주변국과의 마찰이 극대화되는 등의 악재가 부각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13일 광명성 3호 발사 시 코스피는 일주일간 오히려 0.66% 올랐다. 2006년7월 대포동 2호와 2009년4월 광명성 2호 발사 이후에도 일주일 동안 코스피는 각각 0.83%, 4.07% 상승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