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사진)가 광둥성 선전을 방문한 지난 7일 밤 현지에서 대규모 파업시위가 발생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시위로 선전 시내 교통이 마비됐지만 시 총서기 일행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에 있는 홍콩 회사인 화차이(華彩)인쇄창 직원 3000여명은 7일 대규모 파업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사 측이 지나치게 직원들을 가혹하게 다루고 휴가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 정문을 부수고 나와 인근 도로를 7~8시간 점령해 선전 시내는 큰 교통 혼란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공장 직원들이 진압 경찰과 충돌해 수십명이 구타를 당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직원 2명이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시 총서기는 광둥성 방문기간 중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그가 지나는 길에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거나 참석한 행사장에 양탄자를 까는 격식을 없앴다. 또 방문지마다 군중과 악수를 나누는 등 친밀함을 보였다. 경호 인원도 최소로 하고 방탄차량이 아니라 선팅을 하지 않은 유리로 된 일반 미니버스를 이용했다. 이에 따라 많은 시민들이 휴대폰 등으로 그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시 총서기는 취임 후 이날 첫 지방 시찰지로 선전을 택한 데 이어 8일에는 덩샤오핑(鄧小平) 동상이 있는 롄화산(蓮花山)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선전시 첸하이(前海)와 주하이시 헝친(橫琴)구 등 국가급 개발구도 잇따라 찾았다.

전문가들은 20년 전 덩샤오핑이 선전 상하이 등 경제특구를 순시하면서 발표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개혁·개방을 추진했던 것처럼 시 총서기 역시 광둥성 방문으로 개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 총서기는 광둥성 신임 당서기로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불리는 후춘화 네이멍구자치구 당서기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콩 명보).

한편 중국의 2010년 지니계수는 0.61로 소득 불평등이 극심하다고 경화시보가 시난차이징(西南財經)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 정도를 0~1 사이의 숫자로 표시하며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다. 보통 0.4를 넘으면 소득 불평등이 크다고 평가되며 0.6을 넘어서면 폭동 같은 극단적인 사회 갈등이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시난차이징대는 또 지난 7월 중국 도시 지역 실업률을 정부 공식 발표치 4.1%보다 2배 가까이 높은 8.0%로 추정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