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겨울은 길 거리 음식이 생각나게 하는 계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오면서 부산에서는 씨앗호떡이, 안흥에서는 찐빵이, 천안에서는 호두과자가 겨울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부산 남포동 씨앗호떡은 부산여행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별미로 유명하다. 두툼한 호떡 반죽 사이에 온갖 견과류가 들어차 있어 씹는 맛이 일품이다. 할머니의 노련한 솜씨로 뚝딱뚝딱 만들어지는 씨앗호떡은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격도 하나에 9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단, 기름과 마가린이 많이 사용되어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안흥에는 찐빵가게만 20곳 가량 모여있는 찐빵 마을이 있다. 해마다 찐빵 축제도 열린다. ‘안흥찐빵’은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느껴질 정도다. 솥에서 막 쪄낸 찐빵을 맨손으로 집어 반으로 갈라 입에 넣으면 팥과 쫀득한 밀가루 반죽이 주는 따스함과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



천안에는 호두과자가 명물이다. 호두는 독특한 식감과 다량의 지방유, 단백질, 탄수화물을 가진 영양가 높은 식품이다. 예부터 우리나라에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 부럼으로 호두를 까먹는 풍속이 있었고, 호두로 만든 ‘호두과자’ 또한 귀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4년, 고 조귀금 씨와 심복순 씨 부부는 천안 특산물인 호두의 풍부한 영양과 맛, 열매의 특이한 형상을 보고 호두로 병과를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 호두과자의 탄생 유래가 되었다.

조귀금 씨의 집안 대대로 79년간 원조의 명맥을 이어온 학화호두과자는 현재 17개의 가맹점이 성업 중이며 이들 중 3곳(광주 오포, 화성 병점점, 경남 창원점)은 곧 개점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에는 미국 LA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 호두과자의 세계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