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TOEIC), 토플(TOEFL)을 대체하기 위해 정부가 대한상의, 서울대 등과 함께 개발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1급 예비시험이 지난 8일 치러졌다. 내년에 본격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시한 이번 시험에서는 예전 모의시험에서 지적받은 난이도 조절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예비시험을 직접 치른 기자는 듣기와 읽기로만 구성된 토익에서는 900점대를 받았지만 실제 업무에서 말하기나 쓰기는 능숙하지 못한 편이다. 한국식 영어 교육의 전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영어 구사 능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작년에 실시한 네 차례의 모의시험에서는 몇몇 문제가 너무 어렵고 일부 문제는 너무 쉬워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예비시험은 난이도 상·중·하 문제가 단계적으로 출제돼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듣기는 미국식 발음 외에 영국, 캐나다, 호주 발음으로도 나왔다. 특히 호주식 억양으로 나온 문제는 미국식 영어만 공부한 응시자에겐 많이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한 악센트가 있었다. 기자는 40문항 중 3문항의 답을 찾지 못했다. 뒤로 갈수록 어려웠으며, 설명을 듣고 제시된 그래프나 표를 활용해 답을 찾는 3영역(총 15문항)은 설명을 충분히 이해해야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읽기는 전체적인 난이도가 토익과 비슷했지만 주어진 시간은 훨씬 짧았다. 기자는 토익 읽기에서 20분가량 시간이 남는 편이지만 NEAT 읽기의 시험 시간은 빠듯했다. 말하기는 자기 소개와 같은 간단한 문제부터 어떤 주제를 주고 찬·반 입장을 정해 의견을 제시하는 복잡한 문제까지 고르게 나왔다. ‘토익 스피킹’ 1~8레벨 중 5레벨을 받는 기자에겐 토익 스피킹보다 쉽게 느껴졌다.

쓰기는 이메일 쓰기, 상황 설명하기, 일정 주제를 듣고 견해 쓰기 등 세 문제가 나왔다. 토플 쓰기에 비해 문제 수준은 높지 않았지만 각 문제에 주어진 시간이 다 끝나갈 때 경고가 나오지 않고 곧바로 다음 문제로 화면이 바뀌어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NEAT 1급은 경찰청이 2014년부터 채용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무원 시험과 대한상의 회원인 기업들의 채용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21일 NEAT 1급 예비시험을 한 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다. 홈페이지(www.neat.go.kr)를 통해 10일까지 접수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 NEAT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ational English Ability Test).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네 가지 영역을 컴퓨터를 활용한 인터넷 기반 시험(IBT)으로 치른다. 성인 대상으로 토익(TOEIC), 토플(TOEFL)을 대체하기 위한 1급과 대학 입학 등에 쓰이는 초·중·고교 수준 2·3급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