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7일 오후 2시56분

한라공조가 자회사 크라이미트글로벌 유상감자를 통해 1000억원가량을 확보한다. 이 자금은 모기업 비스티온의 공조사업부 인수에 주로 쓰일 전망이다.

한라공조는 7일 클라이미트글로벌 보유 주식 103만주를 유상감자해 1014억원의 현금을 거둬들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상감자 예정일(주식 처분일)은 내년 1월14일이다. 감자 이후 한라공조의 보유 주식은 108만여주로 줄지만 지분율(100%)은 그대로 유지된다.

클라이미트글로벌은 한라공조의 해외법인 지분 관리를 위해 2007년 10월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해외 법인에서 받는 배당이 주된 수익으로, 지난해 26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한라공조는 이 회사의 보유 자금을 활용할 목적으로 지난 8월 이사회에서 흡수합병을 결의하고 11월까지 합병을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클라이미트글로벌이 관리하는 해외 법인들의 소재국에서 행정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합병 완료 시점을 내년 6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합병을 통해 확보하려던 현금 유입도 지연됐다.

이에 따라 한라공조는 일단 유상감자를 통해 클라이미트글로벌의 보유 현금을 빼온다는 계획이다. 모기업 비스티온에서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스티온은 북미 아시아 유럽 남미 등에 흩어져 있는 15개 공조 관련 계열사를 한라공조로 통합할 예정이다.

9월 말 기준 한라공조의 현금성 자산은 3932억원이지만 클라이미트글로벌 등 자회사 보유 현금을 빼면 실제 쓸 수 있는 현금은 절반 수준이다. 공조사업부 인수에는 3000억원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라공조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설비 투자와 비스티온 공조사업부 인수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