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홈쇼핑·석유화학…롯데는 직업 진로 선생님
미래에셋 경제교실, 중·고생 5만8000명 교육
#1. 전북 전주의 중학생 A양은 부모의 설득으로 미래에셋이 운영하는 금융인턴십 과정에 참여했다. 평소 학업에 관심이 없는 딸을 걱정하던 부모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보낸 이 과정에서 A양은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구글러’로 유명한 김태원 씨의 특강을 들은 뒤 ‘나도 글로벌 인재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것.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전념한 그는 올해 특목고인 상산고에 합격해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A양은 친구들에게 금융인턴십 참여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 체험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인턴십’과 대학생들에게 금융직업관과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금융캠퍼스’ 등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아이 스쿨투어’ ‘우리아이 경제박사캠프’ 등 경제교실을 통해 지금까지 5만8000여명의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지원했다.
#2. 부모의 지병으로 강원도 산골에서 어렵게 지내던 고교생 B군은 2010년 포스텍이 마련한 잠재력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국어와 영어 등은 성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수학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그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포스텍에 합격했고 지금은 학교 소식지에 수학 관련 칼럼까지 쓰고 있다.
포스텍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농어촌 학생을 여름과 겨울방학에 초청해 실시하는 잠재력 개발 과정에는 교수와 교직원, 재학생이 아무런 대가 없이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참여를 증진하기 위해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마련한 ‘제1회 교육기부대상’ 시상식에서는 60여곳의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단체 등이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은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교육기부 활동에 나서 청소년들의 창의인성 계발을 도왔다.
롯데그룹은 호텔·홈쇼핑·석유화학 등 계열사에 전국 233명의 진로진학 상담교사와 800여명의 학생을 초청, 관련 직업에 대해 소개하고 진로 상담을 해줬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KAI 에비에이션 캠프’를 통해 항공우주 분야 지식과 경험을 교과 과정 속의 수학·과학 원리와 연계하는 체험학습을 실시, 과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름다움 탐험대 캠프’의 경우 여름방학 기간 240명의 여중생을 대상으로 과학·전통·현대를 테마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자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산간벽지의 학교만 찾아다니며 과학 강연과 체험학습을 진행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도로·화재·물 등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로 체험교육을 실시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