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0.1% 성장 '쇼크'…투자심리·내수 모두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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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0.4% 감소…4분기 수출 늘겠지만 회복세는 미미할 듯
꽁꽁 얼어붙은 기업 투자심리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이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인 0.1%를 기록한 것은 2분기 연속 설비투자가 급감한 여파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없었더라면 마이너스 성장까지 감수했어야 할 상황이다. 올해 전체 성장률은 당초 한은 전망치(2.4%)에 못 미치는 2.1~2.2%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제조업 2분기 연속 뒷걸음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주된 원인은 내수 부진이었다. 수출은 0.6%포인트 기여했지만 내수는 거꾸로 0.5%포인트를 갉아먹었다. 특히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4.8% 급감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보여주는 국내총투자율도 26.0%로 2009년 2분기(24.1%)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정영택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경기가 매우 안 좋을 때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침체가 심각한 양상”이라며 “3분기를 저점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상황이 나쁘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3분기 제조업과 농림어업이 전기 대비 각각 0.4%, 4.1%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분기(-0.2%)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리면서 운송장비 정밀기기를 중심으로 생산이 감소한 탓이다. 건설업은 2.8%, 서비스업은 0.1% 증가했으나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4분기 수출 회복에 희망
한은이 예상한 올 전망치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부장조차 “연간 2.4%가 되려면 4분기에 전기 대비 1.6% 정도 성장해야 하지만 현 상태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10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광공업 생산은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전월 대비 0.8%, 2.9% 감소하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 회복 탄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3분기를 바닥이라고 단정하기에는 4분기 회복세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L자형’ 경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그렇다고 연간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올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에도 내수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10월,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면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재정부 안팎에서는 전기 대비 0.6% 증가하는 소폭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연간 성장률은 2.1%를 기록할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추위로 백화점 대형마트 매출이 늘고 자동차 판매도 살아나고 있는 등 이달 들어 내수가 반짝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이심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