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 "연고대 경영, 수험생 소신지원 필요" 조언

이달 21일부터 진행되는 대입 정시모집에서 유명 대학 경영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각 대학 최상위 학과를 경영대가 점령했다.

6일 대학들과 학원가에 따르면 '연상 고법'은 옛말이 됐다. 이는 전통적으로 연세대가 상대, 고려대는 법대에 비교 우위가 있음을 가리킨 말. 하지만 최근 입시에선 경영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경영대와 함께 인문계 최고 인기 학과로 꼽혀온 법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로 바뀌면서 신입생을 뽑지 않는 영향도 있다.

◆ 법대 안 뽑네… SKY 모두 경영대가 최고 커트라인

이투스청솔은 올해 수능 표준점수 기준 예상 합격선을 서울대 경영대 549점, 연세대 경영계열 547점, 고려대 경영대 546점으로 제시했다. 모두 경영대가 해당 대학 학과 중 최고 커트라인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영대의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는 SKY 대학이 로스쿨 도입에 따라 법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대 수요는 자유전공학부 등으로 일부 흡수됐다. 이들 학과의 예상 커트라인은 경영대보다 2~5점 정도 낮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전의 '연상 고법' 구도가 몇 년 새 달라졌다" 며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의 경영대 선호도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특정 학과를 택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자유전공학부 선호도는 떨어지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학원가에선 최근 연세대는 로스쿨이, 고려대는 경영대가 발전하면서 양쪽 모두 수준 차가 거의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사법시험 합격자 수에서 한때 2배까지 차이 나던 연세대가 최근 고려대와의 격차를 많이 줄였다" 며 "경영대 합격선도 5~6년 전엔 고려대가 수능 표준점수 3점 가량 연세대에 뒤졌지만 지금은 비슷하거나 1점 차 내외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 하향 안전지원 추세 "연고대 경영 소신지원 하라"

전반적으로 경영대 자체의 선호도가 높아진 면도 있다. 타 전공 대학생들도 취업을 염두에 두고 경영학을 이중전공 또는 복수전공 하는 케이스가 많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경영학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일반적 기관 행정이나 운영과도 연관된 학문" 이라며 "경영대의 인기가 높은 것은 경영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 진출하더라도 리더십 발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학과 신입생 모집이 사라진 반사이익이 있을 것" 이라면서도 "고려대를 필두로 국내 경영대가 미국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AACSB', 유럽경영대학협의회 'EQUIS' 같은 경영학교육 국제인증을 받는 등 자체 발전 노력이 더 영향을 끼쳤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유명 대학 경영대 합격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소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올해 수능은 인문계 최상위권에서 변별력이 커졌고, 내년엔 수능이 바뀌므로 '안전 하향지원' 추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역으로 가면 성공 확률이 있다.

이영덕 대성학원 소장은 "정시 '가'군 최상위권 응시자들이 연세대·고려대 비인기학과에 하향지원 할 경우 오히려 최상위권 학과인 경영대 합격선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며 "이들 대학 경영대 합격 가능권 성적의 수험생은 과감히 소신지원 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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