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투표 독려, 안철수 지지층 흡수 포석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막판 대선 정국의 타깃을 청년층에 맞추고 대학가를 훑는 강행군에 돌입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도 5일 문 후보에 대한 '전폭 지지' 방침을 확정해 대학가에서 조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립대와 한양대, 숙명여대, 홍익대를 1시간 간격으로 방문한다. 5060 세대에 강점이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2030 세대 표심을 공략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스케줄표다.

문 후보는 지난 주말 유세부터 대학가를 찾고 있다. 지난달 30일 울산대와 경북 경산 영남대, 경북대로 동선을 잡았다. 이달 1일엔 강원대를 찾는 등 지역 거점 대학들을 연달아 방문하며 젊은층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문 후보의 대학가 집중 방문은 두 가지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투표 독려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 등을 포함한 야권은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해왔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권 후보가 유리해진다는 게 일반적 관측. 투표율을 높이는 데는 비교적 '투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아닌 청년층 참여가 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강점이 있는 2030 세대의 표심을 잡으면서 이들을 직접 투표 현장으로 가도록 독려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이와 관련,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시간 연장 요구는 야권이 내건 비정규직 등 노동자 투표율 증가보다 젊은층 투표율 증가에 더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는 안 전 후보의 지지층 흡수다. 안 전 후보는 대선 전부터 대학 강연을 즐겨한 대표적 '청춘 멘토' 로 꼽힌다. 안 전 후보가 지난달 23일 사퇴하며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했지만 실제 지지층 흡수 효과는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이런 판단이 문 후보의 발길을 대학가로 돌리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안 전 후보가 이날 "문 후보의 선거운동을 행동으로 최대한 도울 것"이란 입장을 밝힘에 따라 문 후보의 유세 현장에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늦게나마 '아름다운 단일화' '감동을 주는 단일화'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안 전 후보를 품은 문 후보가 젊은 층에서 박 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중도·무당파의 마음을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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