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산디지털밸리로 집결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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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사 늘면서 경쟁…500m내 한 은행 점포 4개
정오~저녁 7시까지 영업하는 '시험 점포'도 운영
정오~저녁 7시까지 영업하는 '시험 점포'도 운영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맞은편에 점포를 새로 열었다. 기업은행도 같은 달 인근 지역에 가산테크노점을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12월 중순께 비슷한 지역에 전용면적 396㎡(120평) 규모의 ‘가산 하이시티’ 지점을 열 계획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밸리가 시중은행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신규 정보기술(IT)기업과 강남권 중소기업들이 아파트형 공장에 속속 입주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공격적으로 영업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패션아울렛과 각종 쇼핑몰 등으로 하루 유동인구만 10만명이 넘어 젊은 직장인 고객을 확보하기에도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들 앞다퉈 점포 개설
현재 가산동 내에 있는 시중은행은 총 45곳이다. 우리, 기업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인근 지역에 영업점을 각각 4개, 3개 개설했다. 기업은행은 직선거리 500m에 4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2곳의 점포를 열었다. 외환은행도 내년 2월 중에 235㎡ 규모의 1층 점포를 호서대 벤처타워에 열 예정이다. 다른 지역 점포는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이곳에서는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가산디지털밸리는 전국 지역본부 중에서도 드물게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금천구청에 따르면 가산디지털밸리와 구로디지털밸리를 아우르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수는 2000년 712개에서 2012년 3월 1만1296개로 15배가량 늘었다. 고용인원도 같은 기간 3만2958명에서 14만4590명으로 급증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면적과 고용인원 면에서 가산디지털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70%다.
시중은행의 점포개발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지역에 ‘점포만 개설하면 장사가 된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기업은행의 윤송해 가산디지털역지점장은 “남부지역본부의 자산 중 절반 이상이 가산디지털밸리 인근에 있는 지점의 영업활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험 점포 역할도
가산디지털밸리에 젊은 직장인 고객들이 몰려 있다 보니 파격적인 형태의 점포를 내는 은행들도 적지 않다. 국민은행의 3040 특화점포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스마트뱅킹센터가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의 3040 특화점포는 근무시간에 은행을 찾을 수 없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지난 9월 강남구 테헤란로점에 이어 지난달 26일 2호점을 가산동에 열었다. 최근 문을 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스마트뱅킹센터에선 아이패드를 통해 본점의 투자 컨설턴트나 인근 점포의 PB 및 자산관리 전문가와 실시간 화상상담을 할 수 있다.
국민은행에서 점포개설 전략을 담당하는 남훈 기획조정본부장은 “가산디지털밸리의 경우 유동인구가 하루 평균 12만명에 달하고 대부분이 40대 미만의 젊은 직장인들”이라며 “점포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꿀 때나 새로운 스마트뱅킹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가산동 지점에서 시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