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3일 오전 11시23분

[마켓인사이트] 30년 만기 국고채 투자자들 '울상'
30년 만기 국고채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9월 첫 발행 이후 발행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30년 만기 국채 가격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한 개인들은 손해를 보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일 실시한 국채 입찰에서 30년 만기 국채 발행금리는 연 3.21%와 연 3.24%로 결정됐다. 평균 발행금리는 연 3.23%였다.

10월 발행금리인 연 2.98%와 연 3.01%보다 0.23%포인트 높고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일 고시한 유통금리(연 3.19%)에 비해서도 하루 새 0.04%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30년물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은 기존 30년물 채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9월 첫 발행 당시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개인 투자자의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에 적지 않은 ‘거품’이 끼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개인 수요가 몰리면서 그동안 30년만기 국채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했던 개인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국채 30년물은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듀레이션)이 19.46(금리 연 3.21% 기준)~19.82(금리 연 2.90% 기준)에 달한다. 금리가 0.01%포인트 오를 때마다 국채 30년물 가격은 1억원당 19만4600~19만8200원 하락한다는 의미다.

일부 증권사는 30년물 국채를 팔면서 최대 0.08%포인트가량의 수수료를 뗐다. 개인이 10월에 연 2.90%로 국채 30년물 1억원어치를 샀다면 현재까지 614만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국채 30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30년물 금리가 향후 연 3.24~3.35% 정도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