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등장에 반색 文 측 "정권 교체로 보답"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해 "지난달 23일 사퇴 선언에서 단일 후보인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고 언급한 뒤 "새 정치와 정권 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온 지지자들이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줄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후보 사퇴 이후 칩거를 계속하다 지난달 28일 나타나 문 후보의 지원 여부와 관련해 "지지자들의 뜻에 따라 판단하겠다" 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문 후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안 전 후보는 또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 판세에 대해 "이번 대선이 국민의 여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고 발언하며 "새 정치의 길을 위해 정진하겠다" 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전 후보의 행보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안 전 후보 지지 단체의 대표 격인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대표단은 전날 문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개인의 판단이 아닌 지지자의 판단에 따르겠다" 고 한 안 전 후보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폭발력이다. 문 후보 측에선 안 전 후보의 지원사격을 학수고대 해왔다. 후보 사퇴 형식의 단일 후보가 되면서 '아름다운 단일화' 에 사실상 실패, 안 전 후보의 지지층 흡수에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를 품는 데 전력을 다했다. 10대 공약에 안 전 후보와 합의한 '새 정치 공동선언' 등 관련 공약을 대폭 수용하고, 안 전 후보가 내건 국회의원 특권 축소를 위한 세비 30% 감축을 추진하는 등 안 전 후보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힘썼다.

안 전 후보가 나선 것도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무당파의 지지세 회복을 위한 포석이다.

안 전 후보의 지지 의사에 문 후보 측은 곧바로 "정권 교체로 보답하겠다" 고 화답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 정치와 정권 교체를 위해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안 전 후보의 말씀에 감사드린다" 며 "안 전 후보와 함께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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