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일 `정치검찰 청산'을 화두로 강도높은 검찰개혁안을 내놓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의 검찰개혁은 위장개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검찰개혁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후보가 오전 9시 강릉시청에서 검찰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자 한 시간만에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문 후보는 "저는 한평생 인권변호사로 현장에서 검사들을 만나오면서 누구보다도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법조인 출신"이라며 "이번 대선은 정치검찰을 비호하다가 선거 때가 되니까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얘기하는 박 후보와 저 가운데 누구를 뽑을 것인가를 가르는 선거"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지난해 검찰개혁 방향을 담은 `검찰을 생각한다'는 책을 썼다고 상기한 뒤 "누가 과연 진짜 검찰개혁과 정치쇄신을 할 수 있는 후보입니까"라며 박 후보에게 끝장 TV토론을 제안했다.

문 후보가 검찰개혁을 강하게 꺼내든 것은 최근 `검란(檢亂)' 사태 이후 검찰에 대한 국민적 비판론이 비등한데다 이 사안이 정치검찰을 양산한 이명박정부의 실정을 드러내 `정권심판론'을 부각할 주제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정연주 전 KBS 사장, 미네르바 박대성씨, PD수첩 제작진 등 현정권에서 무죄 판결이 난 정치적 사건을 거론하며 "MB정권 5년 동안 대통령 및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관여했던 악습을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 개혁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적극적인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상설특검제는 검찰개혁을 막기 위해 검찰이 제시한 차선책에 불과하고 특별감찰관제는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대위 반부패특위 김인회 간사도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의 안은 검란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변만 울리는 위장개혁안, 짝퉁개혁안"이라며 "불과 몇 년 전에 중수부 폐지를 반대해놓고 지금 폐지하자는 것은 일관성없는 따라하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반부패특위 백혜련 위원은 박 후보의 `부장검사 전원승진 관행 철폐' 공약에 대해 "어차피 인사가 적체돼 전원 승진이 어렵게 돼 있다"며 "박 후보의 개혁안은 검찰에 불리한 내용이 거의 없어 검찰이 반대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외과적 수술이 불가피한 정치검찰이라는 상처에 반창고 하나 붙이려는 박 후보의 단기처방과, 종기를 드러내는 수술을 하려는 문 후보의 근본처방에 대해 국민이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는 자질과 정책비전을 검증할 맞짱토론을 거부하고 있다"며 "포괄적 주제의 방송토론이 어렵다면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원포인트 양자토론에서라도 검증과 선택을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