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자영업멘토링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전국 10개 자영점포를 대상으로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컨설팅 활동을 펼쳤습니다. 컨설턴트와 자영점주가 한마음으로 성공점포 만들기에 나선 결과 상당수 점포의 경영체계가 제대로 잡히고 매출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 중 성과가 뛰어난 점포를 중심으로 변화된 모습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불고기 무한리필 행사 … 화요일 매출 140% 뛰어
경기 안산시 선부동의 고깃집 ‘지산골’은 지난 10월22일자 한국경제신문에 소개됐다. 중소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김현권 사장(50)은 성실함을 무기로 외식업에 도전했다. 배후상권이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상가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있어 유동인구의 접근성이나 노출성이 좋은 곳이란 평가를 받았다. 2007년 11월 개점해 소고기, 돼지고기, 갈비탕 등을 주력 메뉴로 취급해왔다. 매장면적은 100㎡(약 30평)로 아내가 주방을 책임지고 종업원은 바쁠 때 파출부 1명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가족창업 형태이다.

올 상반기엔 월 매출이 3700만원을 정점으로 줄어들어 2500만원까지 내려갔다. 순익은 300만원으로 매출 대비 이익률이 12%로 나타났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가게에 매달리지만 부부의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 사장은 지속적인 매출 감소에 위기감을 느끼고 ‘한경자영업멘토링’의 문을 두드렸다.

◆멘토의 현상 진단

불고기 무한리필 행사 … 화요일 매출 140% 뛰어
컨설팅을 맡은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대표는 우선 가게 입지를 살폈다. 선부동 다이아몬드 광장을 중심으로 상가가 둘러싸고 있고, 상가 배후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자리잡고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한 곳이란 진단을 내렸다. 이곳 아파트단지는 반월공단에 근무하는 30~40대 직장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어서 이들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고정상권이란 점이 입지의 장점으로 꼽혔다.

따라서 매출 감소 원인이 주변 환경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음식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력관리의 문제도 없었다. 부부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간혹 바쁠 때만 파출부 1명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변 음식점들과 차별화하지 못한 데 있다고 김 대표는 결론을 내렸다.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도 부족, 개업 이후 5년간 주력 메뉴는 물론 사이드 메뉴와 밑반찬도 전혀 바꾸지 않았다. 점포 내부와 외부의 시설 개선도 이뤄지지 않았다.

◆컨설팅의 기본 방향

김 대표는 일단 소프트웨어의 변화를 꾀해 고객들이 가게의 변한 모습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작업은 새로운 메뉴 개발로 잡았다.

다음은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점포 내부와 외부에 변화를 주는 일이었다. 같은 점포지만 ‘분장’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내자는 의도였다. 고깃집이란 매장 컨셉트를 유지하되 점심에는 비빔밥을 무한 제공하는 등 점심메뉴를 대폭 강화, 점심과 저녁 매출이 골고루 일어나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느슨했던 홍보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아파트단지에 전단지를 배포하고, 포인트카드제를 신설해 매장 재방문을 유도하기로 했다. 조리 교육은 조리장 출신인 김 대표가 직접 나섰다. 새로 개발한 비빔밥과 고추장 만드는 법부터 김치칼국수, 흑임자드레싱, 된장찌개 끓이는 법, 백김치 담그는 법 등 20여가지 조리 비법을 4개월에 걸쳐 전수했다.

◆메뉴와 매장의 변신

불고기 무한리필 행사 … 화요일 매출 140% 뛰어
5년간 꿈쩍 않던 메뉴에 혁신이 일어났다. 멘토링 이전 메뉴를 보면 점심메뉴는 왕갈비탕(8000원) 우거지탕(6000원) 김치찌개(6000원) 냉면(6000원) 등이었고 저녁에는 소고기구이(3만9000원) 갈비살(1만2000원) 가브리살(1만1000원) 돼지갈비(1만1000원) 양념소갈비(1만5000원) 삼겹살(1만1000원)이 전부였다.

멘토링 이후 새 메뉴가 보강됐다. 7000원짜리 점심용 불고기와 1만1000원짜리 국산 소고기불고기(200g)를 선보였다. 오후 3시까지 들르는 점심 고객에게는 새로 개발한 비빔밥을 무한 제공했다. 원가가 상승한 갈비탕은 가격을 9000원으로 인상했다. 저녁에는 1만8000원짜리 육회(250g)를 사이드 메뉴로 개발했고, 후식용으로 김치얼큰칼국수를 3500원에 내놓았다.

매주 화요일에 실시하는 ‘불고기 9500원 무한리필 행사’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기폭제가 됐다. 멘토링 이전 화요일 매출은 50만원 안팎으로 1주일 중 가장 낮았으나 판촉행사 이후 140% 늘어난 120만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5년 만에 새로운 메뉴와 판촉행사를 접한 고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어 멘토의 힘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대표

주최: 한경 우리은행 IBK 기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