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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날의 檢' 자신을 베다…벼랑끝에 선 대검 중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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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 스토리

    없애야
    문어발·먼지떨이 수사…'정치검사' 양성소 오명

    지켜야
    해외서도 배우러 오는 검찰 특수수사 '최고봉'

    “대기업 회장 35명을 2주 동안 모두 불러 조사했는데 중수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냈던 문영호 변호사의 회고다. 특수수사에서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베테랑 검사가 수십명씩 달라붙기 때문에 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을 신속히 수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수사는 기싸움인데 중수부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기가 죽어 금방 제압된다”며 “위세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2006년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전 대검 중수부장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1년 동안 수사를 못하고 있었는데 중수부에서 9개월 만에 처리했다”며 중수부 존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1981년 중앙수사부라는 명칭으로 출범한 지 3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지 기로에 선 대검 중수부. 이곳에서 일해 본 검사들은 “중수부가 폐지되면 정치인만 좋아할 것”이라며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수부 산하 첨단범죄수사과장을 지낸 이동열 법무부 대변인은 “중수부는 1949년 검찰청법에 전신인 중앙수사국 설치 근거를 마련한 때부터 계산하면 ‘63년 된 명품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베트남 우크라이나 등 동남아와 동유럽 각국에서 노하우를 배우러 오기까지 했다는 것. 탁신 전 태국 총리를 수사할 때 태국의 공주와 검찰총장이 중수부를 다녀갔고, 대만도 천수이볜 전 총통을 수사할 때 중수부를 벤치마킹했다. 이 대변인은 “중수부가 전직 대통령을 둘씩이나 구속시켰다고 하니 외국 수사기관 책임자들이 모두 놀라워 했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든다고 하는데 검찰총장 직할의 최정예 멤버 130여명에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가진 구조를 갖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장영자 어음 사건, 5공비리 사건,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 거대 부패 척결에 대검 중수부가 기여한 공(功)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검찰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대검 중수부는 같은 사법연수원 기수에서 1~2명밖에 못 들어간다는 꿈의 조직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강한 권한과 거대한 몸집만큼이나 폐해가 컸던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를 비롯해 중수부 수사는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문어발식 수사, 먼지떨이식 수사 등을 통해 기업을 옥죄고 인권을 외면하는 데 앞장선 곳 역시 중수부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대검 중수부 사건의 1심 무죄율이 9.6%로, 일반사건 무죄율 0.36%보다 26배나 높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중수부 기소 사건의 무죄율이 일반 사건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무리하게 수사·기소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정치검사 양성소’라고 불릴 정도로 중수부의 정치적 편향성 또한 늘 도마에 오른다. 대검 중수부는 검찰총장의 하명을 받아 수사하고,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니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수사’는 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김없이 전직 대통령 관련 비리수사가 쏟아지는 배경이다. 1995년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수사와 2009년 박연차 게이트가 촉발시킨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BBK주가조작 사건도 정권이 바뀌면 언제 또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공과가 엇갈리면서 대검 중수부는 여러 번 존폐 위기를 맞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중수부를 폐쇄하고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려 했고,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을 도모했지만 중수부의 반발로 좌절됐다. 오히려 노무현 정부 때는 대선자금 수사 성과로 안대희 당시 중수부장(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국민 검사’라는 애칭도 얻었다.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중수부를 폐지하려면) 차라리 내 목을 쳐라”며 큰소리 칠 정도로 폐지 추진력은 크게 약해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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