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의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했다. 한국실리콘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됐다.

한국실리콘은 태양광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로 OCI에 이어 국내 2위, 세계 5위 규모다. 최근 태양광 업황 부진에 3분기까지 5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수백억원의 전기료를 연체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08년만 해도 ㎏당 최고 300달러 선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5달러대로 폭락한 상태다.

한국실리콘은 2010년 여수에 3200t 규모로 생산을 시작했다. 오성엘에스티가 지분 34.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지난해 에쓰오일이 지분 33.6%를 2650억원에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윤순광 오성엘에스티 회장이 한국실리콘 회장을 겸하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올 5월 1만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했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실리콘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현금이 부족했고 시장이 악화돼 은행권의 증액대출이 어려워졌다”며 “올해 계획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도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날 부도가 난 데는 지난 23일 에쓰오일이 유상증자 불참을 결정한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현재 한국실리콘 공장은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