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때가 왔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스키 시즌이 이번 주말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평창 휘닉스파크와 용평리조트, 정선 하이원리조트와 횡성 웰리힐리파크(옛 성우리조트) 등이 이미 개장했으나 날씨 때문에 본격 개장은 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주에는 주초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 완연한 겨울 날씨로 접어들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비롯해 비발디파크(홍천) 엘리시안 강촌(춘천) 오크밸리(원주) 베어스타운(포천) 무주덕유산리조트 등이 23일쯤 일제히 개장할 예정이다. 서울 이남의 곤지암리조트(광주)와 양지파인리조트(용인)는 날씨를 봐가며 이달 말쯤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철 맞은 강원권 스키장

강원권에서 먼저 주목받는 스키장은 2018년 동계올림픽의 주무대인 평창의 슬로프들. 청정고원 대관령의 용평리조트(1588-0009)는 ‘설질(雪質)만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정설실명제’를 시행하고 최신형 제설기와 정설 장비를 대거 확충해 제설능력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상의 설질을 확보해 지난 2일 개장한 핑크슬로프를 필두로 다음달 말까지 전 슬로프를 완전 개장할 계획이다.

알펜시아리조트(033-339-0301~2)는 눈썰매장(1면)을 포함해 7면의 스키슬로프와 리프트 3기 등 최대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키용품을 빌릴 수 있는 스키하우스와 허기를 달랠 스키힐라운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하이원리조트(1588-7789)는 700여대의 제설기를 슬로프 주변에 배치해 개장을 준비 중이다. 또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고객 유형별로 매표 창구를 권종별, 외국인 전용, 환불 전용, 안내 전용 등으로 분리해 운영한다.

23면의 슬로프를 갖춘 휘닉스파크(1577-0069)의 스키월드는 지난해에 이어 동계올림픽 종목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스키, 스노보드, 크로스 경기 코스를 일찌감치 조성할 예정. 모굴, 하프파이프, 크로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의 클리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가까워서 편리한 수도권 스키장-양지파인, 베어스타운

수도권의 곤지암리조트·양지파인리조트·베어스타운 등은 강원권 스키장에 비해 개장은 늦지만 접근성이 좋은 게 특장이다.

개장 5년째를 맞는 곤지암리조트(1661-8787)는 최대 159m, 100m 이상의 광폭 슬로프 9개면과 시간당 1만5000명을 실어나르는 초고속 리프트 등을 갖췄다.

슬로프 정원제, 온라인 예매제와 무인발권 시스템, 시간제 리프트권(미타임패스) 등 혁신적인 시스템을 매년 새롭게 선보이며 수도권의 대표 스키장으로 자리잡았다.

올해에는 스키하우스를 전면 리모델링해 슬로프 앞에서 편리하게 장비를 빌릴 수 있게 됐다. 초보 스키어와 가족들을 위해 주차장부터 스키하우스까지 직원이 대기하며 안내하는 ‘스키 컨시어지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대명리조트(1588-4888)의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는 매표소를 증축해 대기시간을 줄였고 스키 5900여대 중 1800여대, 보드 2900여대 중 930대 등 노후 장비도 교체했다. 엘리시안 강촌의 스키장도 스키하우스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2배 이상으로 넓혔고 스키 500대, 보드 300대, 스키복 500벌 등을 새로 보강했다.

올해로 개장 7년째를 맞은 오크밸리 스키장은 수도권과 강원도 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면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 곳. 서울에서 50분 안팎으로 접근 시간이 단축됐다. 오크밸리 스키장은 남녀노소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 특히 초급자 슬로프는 경사도가 완만하고 폭이 넓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알맞다. 개장 당일 리프트를 무료 운영하고 장비 대여료는 60% 할인한다.(033)730-3500

11면의 슬로프를 갖추고 오는 24일 개장할 베어스타운(031-540-5000)은 각종 할인 프로그램으로 고객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 스키스쿨 강습료도 대폭 인하하고, 수도권 전 지역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이름 바꾼 웰리힐리·무주덕유산리조트

옛 성우리조트를 신안종합리조트가 인수해 이름을 바꾼 웰리힐리파크(1544-8833)는 초급자용 슬로프 2면을 개장한 상태. 초심자가 안전하게 스키를 즐기도록 초급자 슬로프를 신설하고 단체전용 강습장으로 운영할 슬로프도 확보했다.

더욱 스릴 있는 스키를 위해 특화 슬로프를 강화했고 스키하우스 내 편의시설도 대폭 개선했다.

스키나 보드를 타지 못하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케이트장을 신설하고 범퍼카, 회전목마, 미니 바이킹, 실내 스크린사격장 등도 새로 마련했다.

무주리조트에서 이름을 바꾼 무주덕유산리조트(063-322-9000)는 6.1㎞의 국내 최장 실크로드 슬로프와 국내 최고 경사(37도)의 레이더스 슬로프 등 총 34면의 다양한 슬로프를 갖춰 초급자부터 고난도 상급자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곤지암·강촌·오크밸리 가까워…용평·하이원·웰리힐리 설질 '굿'…시간권 리프트로 비용 아끼세요


대표적 겨울 레포츠인 스키와 보드는 즐길 땐 신나지만 추운 겨울 날씨에 무거운 장비를 챙겨 스키장까지 이동하는 건 고역이다. 강원권 수도권 남부권 등 접근성에 따라 왕복 2시간부터 최대 6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스키장이 되려면 접근성부터 해결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입지조건은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으니 고정요인이다. 따라서 스키장을 선택할 땐 입지 외에도 편리함, 설질(雪質), 가격 등을 고려하는 편이 낫다.

◆곤지암리조트·오크밸리 등 편리

눈이 많은 지역에 스키장이 들어서는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고객들의 민감한 요구에 부응하고 스키와 보드 인구를 늘리려면 다양하고 신속한 변화가 필요하다.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리조트는 슬로프정원제, 온라인예매제, 타임패스와 같은 시간권 운영 등 스키장 운영과 서비스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전철로도 갈 수 있는 스키장으로 각광받는 엘리시안 강촌은 ‘맞춤형 스마트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오전권·오후권·주간권 등 획일적인 상품과 달리 개인의 스케줄에 맞춰 스키장 방문부터 이용권 구입 및 발권 등에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고 실제 스키장 이용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한 줄 서기 캠페인, 모바일 사전예매 등도 주목할 만하다. 슬로프 면 수(10개)에 비해 리프트 수송능력(6기)이 월등해 탑승 대기 시간이 ‘0’에 가까운 것도 엘리시안 강촌의 장점이다.

개장 7년째를 맞은 오크밸리 스키장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유아스쿨, 외국인 원어민 강습, 시즌 강습 등 다양한 강습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편리하다. 특히 유아 테마강습은 보육 개념의 스키 강습으로, 부모들은 마음껏 스키를 즐기다 아이의 강습이 끝나는 시간에 데려오기만 하면 돼 인기를 끌고 있다.

◆용평·하이원·웰리힐리 등 설질 우수

설질은 스키장의 선택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설질이 좋으면 코스도 비교적 길고 다양해 마니아들이 자주 찾게 된다. 국내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는 강원도 산간과 무주 지역이 손꼽히지만 대부분 제설기로 인공눈을 만들어 사용하므로 최근 전체 코스에 전자동 제설시스템을 갖춘 스키장들의 설질이 좋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따라서 용평리조트, 휘닉스파크, 하이원리조트, 알펜시아리조트, 무주덕유산리조트, 성우리조트에서 모기업이 신안종합리조트로 바뀌면서 이름이 변경된 웰리힐리파크 등이 설질과 코스가 좋은 스키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셔틀버스 이용, 시간권으로 비용 절감

스키를 즐기려면 정상가 기준으로 교통비·기름값(서울 광화문~용평리조트 8만원·왕복기준·통행료 포함), 오전·오후 리프트비(약 7만원), 장비대여료(약 3만원), 식사·간식비(3만원) 등을 고려하면 1인당 21만원이 든다. 4인 가족이 스키장을 찾는다면 교통비를 빼고도 60만~70만원은 필요하다. 지갑이 얇은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키 비용을 줄이려면 교통비부터 절약하는 게 낫다. 승용차 대신 스키장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대부분 무료 또는 실비만 받고 리프트 운영시간에 맞춰 스키장까지 태워준다. 리프트권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키장은 제휴 카드나 홈페이지 회원등록 등을 통해 정상요금에 비해 10~30% 할인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오전·오후·주간·야간권 대신 원하는 시간만큼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권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아이들은 2시간 정도 스키를 타고 나면 지치는 경우가 많고 성인들도 오전·오후 내내 즐길 수 있는 주간 리프트권으로 쉬지 않고 스키를 타기란 어렵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