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는 장마가 5개월 동안 이어지며 한 해 두 번 정도 홍수 피해를 입는다. 두개의 큰 강이 합류하는 보바티 지방에는 2억명에 달하는 이 나라 인구의 15%(약 3000만명)가 산다. 툭하면 길이 끊기는 이 지역 어린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거의 포기하고 살아간다.

이 지역 시두라이 마을에 1998년 태양광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선상 학교가 등장했다. 겉은 대나무로 만든 조악한 보트지만 내부에는 책상과 걸상, PC 등 어엿한 교실이 갖춰져 있다. 비영리단체인 시두라이 스와니르바 상스타(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시두라이라는 뜻)가 모금과 자원봉사를 통해 만들어낸 보트다.

시두라이의 선상 학교는 강 주변 마을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배에 태운 뒤 부두에 도착하면 수업을 한다. 일과를 마치면 학생들을 집에 데려다 준 후 다음 마을로 이동해 새로운 학생들을 태운다.

현재 20척이 운영되고 있는 선상 학교는 각각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과 무선 인터넷이 연결된 PC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받는 동안 후원단체가 나눠준 태양광 랜턴을 충전한다. 방글라데시 국민의 70%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충전해간 전등은 집 전체를 밝히는 등불이 된다.

프로젝트 시작 이후 약 7만명의 어린이들이 교육 혜택을 받았다.

이 선상 학교 프로젝트는 지난 13~15일 카타르에서 열린 세계교육혁신포럼(WISE)에서 혁신적인 교육 프로젝트에 주어지는 WISE 어워드와 초등교육 혁신 자금조달상 등 두 가지 상을 받았다.

시두라이 스와니르바 상스타의 설립자 모하메드 레즈완 박사(사진)는 “고향인 시두라이 마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아이들이 학교에 올 수 없다면 학교가 아이들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