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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 차별·학력주의 조장 교과서 대폭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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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졸밖에 안되니 이런 일만'…'명문대 법대나와 최상층 됐다'
    “중학교밖에 못 나왔더니 이런 일밖에 못하네….”(벽돌을 짊어지고 있는 공사장 인부) “주변 친구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성적을 올릴 때 전 아무것도 못했어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오히려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해요. 결국 떨어지는 제 성적처럼 앞으로 사회에서 제 위치도 그렇게 되겠죠.”(교사와 상담하는 고교생) C출판사의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이처럼 특정 직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학력과 직업을 과도하게 연결짓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직업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과서가 특정 직업에 대해 묘사할 때 전문직은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단순노무직은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고용노동부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으로 16개 출판사의 교과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과목별로는 사회, 사회·문화, 기술·가정 등 직업에 대한 내용이 있는 일곱 가지를 살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긍정적으로 묘사한 경우가 21%로 부정적 묘사(5%)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순노무자는 부정적 묘사가 29.1%로 긍정적 묘사(8.9%)보다 훨씬 많았다. 판매종사자(부정 16.4%, 긍정 3%),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14.7%, 9.3%), 농림어업 및 숙련 종사자(14.3%, 9.9%)도 긍정보다 부정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과 직업을 과도하게 연결짓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A출판사의 사회·문화 교과서는 한 가족의 가계도를 그리면서 ‘대졸→고등학교 교사’와 같은 식으로 가계 구성원을 묘사했다. “명문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김 변호사는 이제 한국의 최상층이 됐다”는 내용도 있다.

    고용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이러한 교과서 내용이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교과서가 실력과 능력 중심으로 올바르게 기술될 수 있도록 교과부와 협력하여 교과서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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