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국인 투자사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국 소비 확대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주들의 보유지분은 늘린 반면 다른 종목들의 경우 대부분 보유지분을 줄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운용사 피델리티 계열의 피델리티 펀드(FIDELITY FUNDS)는 특별관계자와 함께 GKL 주식 313만3080주(5.07%)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전용카지노 업체인 GKL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중국인 드롭액(고객이 게임칩으로 바꾼 금액) 증가가 GKL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만8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김윤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GKL 투자포인트로 중국 드롭액 증가에 따른 본업 실적 턴어라운드를 꼽았다. GKL 드롭액이 박스권에 머물게 했던 정켓, 크리딧중단, 교포역성장 이슈가 모두 해소됐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성장은 대부분 중국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회사에서 2011년부터 중국 마케터를 대폭 증원시키며 전사적으로 중국 시장에 노력한 성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 시장 공략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향후 회사의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피델리티 펀드는 지난 8월 보유지분을 4.02%로 줄였던 호텔신라 주식을 다시 사들여 5.11%(200만5814주)로 확대했다.

호텔신라 역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를 계속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중국인 비자 발급 요건 완화의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뿐만 아니라 개인 관광객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개인 자격으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중국인들은 전문직 등 상위층으로 구매력이 높아 면세점 매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천공항 환승 외국인과 제주행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12시간 무비자 입국을 시범 운영키로 함에 따라 호텔신라의 인천공항 면세점은 환승객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First State Investment Management (UK) Limited)는 아모레퍼시픽 주식 5만8599주(1.00%)를 추가로 매수해 보유주식을 45만6165주(7.80%)로 늘렸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본격화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2015년 중국 실적 목표는 매출액 7000억원, 영업이익률 15%"라며 "2015년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의 시장 안착이 예상되는 해이고, 현재 건설중인 상해 제 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중국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익성 향상을 동반한 실적 성장이 기대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다른 종목들은 대부분 보유지분을 축소했다.

피델리티 펀드는 롯데삼강과 성광벤드의 보유지분을 기존 7.28%와 8.92%에서 각각 6.26%, 7.92%로 줄였다. 피델리티 로우 프라이스 스톡 펀드는 유엔젤 주식을 13만3310주(1.02%)를 매도해 보유주식을 110만주(8.34%)로 축소했다. 블랙록 어드바이저스와 JF애셋매니지먼트는 에스엔유프리시젼과 신세계푸드 지분을 축소해 3.89%, 4.55%로 낮췄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