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연아의 대관식…심사위원 무릎 꿇다

2년 쉬고 나와 역대 두번째 최고점수 '218.31'…2위와 20점차

김연아가 2013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날아오르며 4년 만에 ‘피겨여왕의 대관식’을 다시 올렸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가든스에서 열린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한 김연아는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무려 20점 차 이상 따돌리고 우승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196.47점으로 코스트너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뒤 2년 만에 복귀한 올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피겨 여왕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렸다.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아사다가 세운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205.45점)을 경신했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여자 싱글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역대 최고 기록도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이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순서로 은반에 올라 4분간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맞춰 빙판을 지치며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와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을 완벽하게 뛰어올라 각각 1.90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챙겼다. 트리플 살코(기본점 4.20점)와 스텝 시퀀스에서도 ‘가산점 행진’을 이어갔다. 트리플 러츠(기본점 6.60점)에 이어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04점)도 매끄럽게 처리하며 마지막까지 한치의 실수도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9000여명의 관중은 기립박수로 여왕의 귀환을 축하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연아는 사실상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한동안 감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상식에서는 캐나다 합창단이 한국어로 애국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연아는 18일 갈라쇼 출연을 끝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마무리짓고 19일 귀국길에 올라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5~6월 국내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연아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함께할 코치진을 결정해야 한다. 올 시즌을 함께 한 신혜숙 류종현 코치의 계약 기간은 이달 말로 끝난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아직 코치진 선임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지만 2006년 김연아의 시니어 데뷔부터 함께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의 인연은 소치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