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과 미국 경제지표 호전으로 엔화 매도 주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관심은 이제 미국 대통령 선거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80.68엔까지 하락했다. 지난 4월27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지수와 실업률 등 미국 경제지표가 최근 들어 호전되면서 엔화 약세를 이끌었다. 이달 들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례적으로 2개월 연속 국채매입기금 규모를 늘리는 등 금융완화책을 내놓은 것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엔저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노지 마코토 일본 SMBC닛코증권 외환 애널리스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융완화 정책에 부정적인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이로 인해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외환시장에서 엔고 재료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가라카마 다이스케(唐鎌大輔) 미즈호은행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선과 함께 재정벼랑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엔화가 달러당 80엔대에 안착했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