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8차 당대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막판까지 지도부 인사를 두고 혼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군이 잇따라 당에 대한 충성 맹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지난 2일 전면기사에서 중앙군사위원인 리지나이(李繼耐) 전(前) 총정치부 주임 이름으로 군대의 이념 교육에 대한 글을 실었다.

리지나이는 당 기관지 추스(求是) 11월호에 처음 발표했던 이 글에서 "우리는 군(軍)을 당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군대, 혹은 인민해방군의 국영화 등 올바르지 않은 정치적 사상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중국 CCTV 웹사이트도 당에 대해 군의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해방일보 논평을 실었다.

해방일보에 지난 9월 발표됐던 이 논평은 "18차 당 대회가 다가오면서 이념 투쟁이 더욱 첨예해지고 복잡해지는 가운데 (군 내부의) 각종 잡음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런 긴장을 완화할 유일한 길은 군의 지속적인 충성이며 군은 당의 노선과 방침, 정책의 충실한 집행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방군보는 또 18차 당대회 군 대표로 선출된 한 저격수가 외친 '나는 총을 통제한다.

그러나 당은 나를 통제한다'는 구호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군이 이처럼 연달아 충성 맹세에 나서는 것은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8차 당대회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도 최종 인선이 확정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지금 같은 최고 지도부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1949년 공산당이 권력을 잡은 뒤로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장리판은 "당의 통치에 대한 위기감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때와 비견할 만 하다"면서 "그런 민감한 순간에 군의 충성은 중앙 지도부 체제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 된다"고 말했다.

구쑤(顧肅) 난징(南京)대 법학교수는 보시라이의 몰락은 당에 군을 완전히 장악해야 할 필요성을 환기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당은 군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은 물론, 1989년 톈안먼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