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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미얀마와 태국의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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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욱진 아유타야/산업부 기자 venture@hankyung.com
    태국 방콕의 북서부에 있는 아유타야는 1000개가 넘는 사원을 가진 고도(古都)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에서는 ‘왓 마하 탓’ 사원의 나무 뿌리에 감긴 불상 머리가 특히 유명하다. 주변에 목과 팔이 잘려나간 불상도 부지기수다. 모두 미얀마의 공격으로 훼손됐다. 과거 태국은 강대국 미얀마의 ‘밥’이었다. 400년간 번성했던 아유타야 왕조는 1767년 미얀마의 침략으로 결국 멸망했다.

    하지만 지금 두 나라의 모습은 정반대로 달라졌다. 방콕 시내는 넘치는 차들로 인해 ‘교통 지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온종일 북적인다. 초저녁이면 거리에서 차를 구경하기조차 쉽지 않은 양곤과 대조적이다.

    방콕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나 식당종업원 중에는 미얀마 출신이 많다고 한다. 영국 식민지를 거친 미얀마 사람들은 영어를 할 수 있는데도, 다른 나라 출신에 비해 임금을 적게 준다고 태국인 가이드는 설명했다. 과거사에 대한 일종의 ‘복수’라는 얘기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미얀마 사람들이 태국에서 어느 정도 괄시를 받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미얀마의 1인당 국민소득은 800달러 정도로 태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미얀마는 인구 6000만여명의 큰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인도양과 중국, 동남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천연가스 보석 희토류 등 자원도 풍부하다. 민주화와 개방 조치가 이뤄지자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미얀마가 쇠락한 것은 태국과 너무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미얀마가 1988년 9월 군사정권 출범 이후 쇄국 정책을 펴는 동안 태국은 적극적인 개방으로 경제 성장을 추진했다. 정치 지도자들의 선택이 양국의 위상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가 큰 화두다. 불황 조짐이 완연한데도 공약의 방점을 분배가 아닌 성장에 둔 후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자칫 나중에 후회하는 선택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난 5월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24년 만에 외국 방문에 나선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는 방콕 공항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못 본 지난 20여년간 눈부시게 성장한 태국과 낙후된 조국 미얀마의 모습이 어른거렸기 때문이었을까.

    서욱진 아유타야/산업부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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