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지주회사 차원의 의사결정을 줄이고 계열사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분권형 경영구조 개편에 나섰다. 계열사 이사회가 투자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최태원 회장(사진)과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최 회장은 “2005년 전 계열사의 흑자 전환을 이뤘고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2단계 도약을 했다”며 “이제 각사 중심의 수평적 그룹 운영 체제를 통해 3차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 이후부터 줄곧 고민해온 계열사 중심의 성장 플랫폼을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지주사 (주)SK의 역할을 계열사로 이관하는 등 경영구조 개편안을 다음달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2004년 이사회 중심 체제(따로 또 같이 1.0)와 2007년 지주사 체제(따로 또 같이 2.0)를 거쳐 5년 만에 계열사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로 거듭나게 된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의 직접적인 경영 개입이 줄고 지주회사도 자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업무 범위를 축소할 방침이다. 글로벌 성장 전략은 그룹 차원에서 구성하는 위원회가 맡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