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쌍용건설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실적 부진과 매각 실패에 따른 유상증자 지연, 건설 관련 금융시장 경색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현실화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결과다.

30일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쌍용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두 단계 강등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평가는 쌍용건설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NICE신용평가의 경우 등급하향 감시대상에 등록해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뒀다.

BB등급은 '원리금 지급능력에 당면한 문제는 없지만 장래의 안정성면에서는 투기적인 요소가 내포돼 있다'는 의미다.

운전자금 부담으로 인한 잉여자금 창출능력 저하, 보유 유동성 축소를 비롯한 재무대응능력 약화 등이 반영돼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고 신평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해 12월 쌍용건설의 지분 매각을 공고, 지난 8월 이랜드월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종 협상 실패로 매각 작업이 결렬됐다"며 "이후 매각 작업 실패에 따른 유상증자 지연 여파로 금융시장에서 쌍용건설의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 역시 "채산성이 양호한 해외 토목공사 매출비중이 축소됐고 운전자금 부담으로 잉여자금 창출능력이 저하됐다"며 "최근 쌍용건설의 유동성이 대폭 축소되면서 재무위험 측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기업평가는 쌍용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B+'로 내렸다. NICE신용평가는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떨어뜨리고 등급하향 감시대상에 등재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