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29일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우리카드)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며 금융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은 이르면 내년 초 우리카드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카드 분사를 위한 인가를 금융위에 신청했다”며 “작년에 1차로 신청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만큼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가가 끝나려면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우리금융 측은 예상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9월 이사회에서 카드사 분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금융위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1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카드사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들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금융위 내부 분위기는 예전만큼 부정적이지는 않다. 카드사 간 과열경쟁으로 ‘제2의 카드사태’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해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작년에는 우리금융 매각도 추진되고 있었고, 카드사 간 과당경쟁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우리금융 민영화가 중단된 데다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자본금 대비 차입금) 규제와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이 이뤄져 (분사를 승인할지)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도 “카드 발급 및 불법 모집 규제 등 카드사의 과열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카드업계 구조 개선 종합대책이 시행 중”이라며 “다만 신청서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 분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 카드 부문이 이미 분사됐고, 카드업계의 과열이 상당히 진정된 만큼 금융당국으로서도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분사를 허용하지 않을 마땅한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카드 부문이 분사되면 이익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예대마진율은 카드 부문을 포함했을 때 작년 말 기준 2.46%로 카드 매출을 제외하면 0.5%포인트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장 은행의 이익폭에 영향이 있겠지만, 그룹 전체적으로는 포트폴리오가 강화되고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은/류시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