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호남·충청…문재인·안철수, PK서 지지율 약진
18대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에서 표심의 변화가 일고 있어 주목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호남과 충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부산·경남(PK)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수도권은 여전히 야권 후보 우세 속에 지지율이 미동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줄곧 10%대에 머물렀다. 2007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득표율은 9%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상승해 2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 양자대결시 광주·전라 지지율은 20.7%, 61.9%였다. 지난달 17~21일 조사에 비해 박 후보 지지율은 9.4%포인트 상승한 반면 문 후보 지지율은 16.8%포인트 하락했다. 박 후보와 안 후보 양자대결시 지지율은 각각 22.8%, 68.4%였다. 지난 조사보다 박 후보는 12.7%포인트 올랐고 안 후보는 11.1%포인트 내려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두 야권 후보가 모두 부산 출신이고 이들의 최근 행보가 호남보다는 PK와 충청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며 “박 후보는 최근 전북에서 새만금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대통합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것이 박 후보 지지율을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대전·충청에서도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4~28일 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 양자대결시 지지율은 각각 44%, 45%로 문 후보가 높았으나 이달 22~26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 52%, 문 후보 42%로 오히려 박 후보가 10%포인트 앞섰다. 배 본부장은 “지난 25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으로 충청 지역에 일종의 컨벤션 효과(정치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PK 지역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와 안 후보 양자대결시 PK 지지율은 각각 51%, 41%였다. 지난달 조사보다 박 후보는 4%포인트 하락했고 안 후보는 3%포인트 상승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 지지율은 55%에서 52%로 떨어졌고 문 후보는 38%에서 39%로 소폭 올랐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 양자대결시 박 후보 지지율은 57.6%에서 49.4%로 하락하며 50% 밑으로 떨어졌다. 문 후보는 30.6%에서 37.4%로 6.8%포인트 올랐다.

중도층이 많은 서울에서는 안 후보가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 지지율은 박 후보 42.5%, 안 후보 50.9%였고 한국갤럽은 박 후보 41%, 안 후보 50%였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시 서울 지역 지지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박 후보 49.4%, 문 후보 43.3%였지만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박 후보 43%, 문 후보 48%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