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내내 한눈 팔 겨를이 없었어요.” ‘2012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포럼 마지막날인 지난 27일, 행사장인 경주 현대호텔에서 만난 해운업체 동성마린의 장정주 사장(67)은 바통터치 행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들과 함께 올해 처음 행사에 참가한 그는 “프로그램이 너무 좋았다”며 “내년에는 집사람도 꼭 데려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들 장영진 이사도 “같은 처지의 분들과 터놓고 고민을 나누고나니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거들었다.

장 사장 부자(父子)뿐만 아니다. 중소기업 66개사 1, 2세대 130여명은 이번 포럼이 ‘소통과 네트워킹, 배움의 잔치’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4회 연속 이 행사에 참석한 고재훈 삼화롤러스 사장은 “아름다운 바통터치 포럼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가업승계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해가 갈수록 프로그램 구성이 알차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조동희 제이원 사장은 “사회에는 아직 ‘가업승계=부(富)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주 최부잣집 고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료 기업인들과 사회공헌 활동에 보다 적극 나서자고 다짐하며 부자의 참뜻을 되새겨봤다”고 전했다.

2세 경영인인 태일기공의 전승민 과장은 “행사를 통해 기업이 존경받아야 1000년을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가업승계 후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좋은 행사가 한국 국내 행사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제언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 회장은 “바통터치 행사를 그동안 제주도에서 열다가 이번에 경주로 처음 자리를 옮겨봤는데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는 광주 부산 등 전국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교포 기업인들과의 교류 행사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행사장을 떠나면서 “바통터치 행사에서 보듯 기업인들은 어떻게든 가업을 이어 일자리도 만들고,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하려고 노력하는데 정치인들은 입으로만 ‘일자리’를 외친다”며 민생·경제법안 처리에 늑장을 부리는 정치권에 일침을 놓았다.

김병근 중기과학부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