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토니상 8개 휩쓴 뮤지컬 '원스' 존 티파니 감독 "가장 중요한 건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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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관객 예상 초월할까 고민"…28일까지 '블랙워치' 내한 공연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절대로 관객을 지루하게 하지 말자는 거예요. 뮤지컬 ‘원스’의 공연장 안에 칵테일바를 설치해 관객이 술을 사 마실 수 있게 하고, 연극 ‘블랙 워치’에 실감나는 군악대 행진 장면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죠.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기 위해 항상 고민합니다.”
뮤지컬 ‘원스’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로 떠오른 존 티파니(41·사진)는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연출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극 ‘블랙 워치’로 2009년 영국 최고 공연예술상인 로렌스 올리비에 최우수 연출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이후 자신이 연출한 뮤지컬 ‘원스’가 올해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쓸면서 브로드웨이의 ‘슈퍼스타’가 됐다. 그는 26~28일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블랙 워치’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슈퍼스타라는 수식어가 쑥스럽다는 그는 ‘원스’의 성공으로 달라진 점으로 가족들에 대한 혜택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를 영화 ‘007 스카이폴’ 세계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드렸더니 ‘살아생전 이렇게 훌륭한 밤은 처음’이라고 감격하셨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일도 우리 집안엔 큰일”이라며 웃었다.
그를 평단의 주목을 받게 만든 ‘블랙 워치’는 2004년 스코틀랜드군의 이라크 파병문제를 다룬 작품. ‘블랙 워치’란 300년 역사를 지닌 스코틀랜드 특공부대의 이름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퇴직 군인들을 인터뷰해 썼다. 그는 “이라크전 파병 당시 신문을 보는데 블랙 워치 연대의 군인 3명과 통역관이 살해됐다는 기사와 블랙 워치가 더 큰 연대에 편입됐다는 기사 2개가 함께 실려 있었다”며 “병사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한편에선 군대를 확장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부 비판적인 내용 때문에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은 없었을까. 그는 “파병을 결정했던 총리도 공연을 보고 의회 개원 축하 공연도 했다”며 “공연이 올라갔던 스코틀랜드국립극장은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지만 그건 납세자들이 낸 세금이기에 국민을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블랙 워치’는 2006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 호주, 캐나다 등 4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지만 비영어권 국가에서 공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분이에요. 음악이나 동작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관객들이 연극에 나오는 영국식 농담은 못 알아들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건 스코틀랜드를 벗어나면 마찬가지 아닐까요.”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뮤지컬 ‘원스’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로 떠오른 존 티파니(41·사진)는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연출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극 ‘블랙 워치’로 2009년 영국 최고 공연예술상인 로렌스 올리비에 최우수 연출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이후 자신이 연출한 뮤지컬 ‘원스’가 올해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쓸면서 브로드웨이의 ‘슈퍼스타’가 됐다. 그는 26~28일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블랙 워치’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슈퍼스타라는 수식어가 쑥스럽다는 그는 ‘원스’의 성공으로 달라진 점으로 가족들에 대한 혜택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를 영화 ‘007 스카이폴’ 세계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드렸더니 ‘살아생전 이렇게 훌륭한 밤은 처음’이라고 감격하셨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일도 우리 집안엔 큰일”이라며 웃었다.
그를 평단의 주목을 받게 만든 ‘블랙 워치’는 2004년 스코틀랜드군의 이라크 파병문제를 다룬 작품. ‘블랙 워치’란 300년 역사를 지닌 스코틀랜드 특공부대의 이름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퇴직 군인들을 인터뷰해 썼다. 그는 “이라크전 파병 당시 신문을 보는데 블랙 워치 연대의 군인 3명과 통역관이 살해됐다는 기사와 블랙 워치가 더 큰 연대에 편입됐다는 기사 2개가 함께 실려 있었다”며 “병사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한편에선 군대를 확장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부 비판적인 내용 때문에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은 없었을까. 그는 “파병을 결정했던 총리도 공연을 보고 의회 개원 축하 공연도 했다”며 “공연이 올라갔던 스코틀랜드국립극장은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지만 그건 납세자들이 낸 세금이기에 국민을 위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블랙 워치’는 2006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 호주, 캐나다 등 4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지만 비영어권 국가에서 공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분이에요. 음악이나 동작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관객들이 연극에 나오는 영국식 농담은 못 알아들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건 스코틀랜드를 벗어나면 마찬가지 아닐까요.”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