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생활환경연구원에서 웬 카누 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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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긴장감 불어 넣다가 일자리 창출에 일조
유아원 등 실내유해환경 분석사업 주목받아
송재빈 원장 “글로벌 인증기관으로 도약” 목표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KCL,Korea Conformity Laboratories)은 시험인증기관이다. 건축자재 토목제품 완구 가구 의료기기 등이 정부가 정한 규격에 맞게 생산되는지, 인체유해여부는 없는지를 500여명의 전문요원이 국내 20개 사업장에서 시험해서 평가해주는 기관이다.
본원은 서울 가산동 디지털밸리에 있다. 강남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KCL 서초분원 1층에 들어서면 희한한 모습이 펼쳐진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레저용 배인 카누(Canoe)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에서 웬 카누...”라는 의구심이 단박 들게 된다. KCL 송재빈 원장이 주도해 설립된 카누제작 교육장이다. 카누의 예쁜 곡선에 반해 인터넷을 활용한 독학으로 카누 제작기술을 익혀서 교육까지 나선 것이다. 기계공학도 출신답게 송 원장은 목재를 켜는 치공구를 자체 개발하고 제작매뉴얼까지 작성했다고 한다.
송 원장이 올해 초부터 카누제작 교육사업에 나선 것은 다목적 카드를 겨냥해서다. 우선 조직의 긴장도를 불어 넣을 목적이었다. KCL은 1971년 상공부 산하 재단법인 수출잡화시험검사소에서 출발했다. 2010년에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통폐합됐다.
두 연구원이 통폐합됐지만 화학적 결합이 더딘데다 KCL이 사실상 민간기업인데도 조직구성원 사이에는 여전히 공기업 의식이 남아 있는 게 송 원장으로서는 마뜩치 않았다.
그래서 정신재무장 목적으로 카누제작에 나서게 했다. 땀 흘려 목재를 켜고 정밀하게 목재조각을 이어나가는 제작실습에 나서도록 했다. 카누제작을 마치면 당초 업무로 복귀시키거나 제작강의을 맡겼다.
강의인력이 생기면서 송 원장은 중소기업청에 창업·취업교육기관 지정을 신청해 인정받았다. 실업이나 전업희망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22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취미로도 이곳에서 카누제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송 원장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고 지자체별로 소규모 하천정비사업이 완공되면서 수변공간이 예전보다 많아져 향후 카누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카누 1만척을 생산해 일자리 창출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누제작사업을 하면서 조직구성원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발견한 게 부가소득”이라며 신사업 확장과 세계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인증이다. 실내의 석면, 환경호르몬, 유해화학물질, 세균의 존재 여부를 시험하고 벽지 장판 가구 완구 등 각종 생활용품의 유해성분의 분석 및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학교 뿐 만 아니라 병원 산후조리원 대형마트 백화점 PC방 공연장 등 공공시설 모두가 인증대상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인증을 받으면 부모나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은행들도 이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KCL이 글로벌 인증기관으로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일본 싱가포르 등의 공인 시험인증기관들도 글로벌 인증업체에 인수됐다”며 “해외업체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글로벌 인증시장에서 당당하게 겨루기 위해 △해외 인증업체와 적극적인 제휴 △국내 업체와는 해외 동반진출 △시험인증 인력의 전문성 강화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목표에 따라 송 원장은 연구원의 영문약칭 KCL를 새로운 조어로 부르고 있다. 지식기반 연구원으로 거듭 나겠다는 의미의 ‘Knowledge Creation Leader'다. 송 원장에게 남은 임기 2년간의 과제이기도 하다.
<송재빈 원장은...>
충남대 정밀기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 기술경영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6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충남지방공업기술원장,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을 역임했다. 2011년 9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한경닷컴 김호영/한지아 기자 enter@hankyung.com
유아원 등 실내유해환경 분석사업 주목받아
송재빈 원장 “글로벌 인증기관으로 도약” 목표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KCL,Korea Conformity Laboratories)은 시험인증기관이다. 건축자재 토목제품 완구 가구 의료기기 등이 정부가 정한 규격에 맞게 생산되는지, 인체유해여부는 없는지를 500여명의 전문요원이 국내 20개 사업장에서 시험해서 평가해주는 기관이다.
본원은 서울 가산동 디지털밸리에 있다. 강남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KCL 서초분원 1층에 들어서면 희한한 모습이 펼쳐진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레저용 배인 카누(Canoe)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에서 웬 카누...”라는 의구심이 단박 들게 된다. KCL 송재빈 원장이 주도해 설립된 카누제작 교육장이다. 카누의 예쁜 곡선에 반해 인터넷을 활용한 독학으로 카누 제작기술을 익혀서 교육까지 나선 것이다. 기계공학도 출신답게 송 원장은 목재를 켜는 치공구를 자체 개발하고 제작매뉴얼까지 작성했다고 한다.
송 원장이 올해 초부터 카누제작 교육사업에 나선 것은 다목적 카드를 겨냥해서다. 우선 조직의 긴장도를 불어 넣을 목적이었다. KCL은 1971년 상공부 산하 재단법인 수출잡화시험검사소에서 출발했다. 2010년에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통폐합됐다.
두 연구원이 통폐합됐지만 화학적 결합이 더딘데다 KCL이 사실상 민간기업인데도 조직구성원 사이에는 여전히 공기업 의식이 남아 있는 게 송 원장으로서는 마뜩치 않았다.
그래서 정신재무장 목적으로 카누제작에 나서게 했다. 땀 흘려 목재를 켜고 정밀하게 목재조각을 이어나가는 제작실습에 나서도록 했다. 카누제작을 마치면 당초 업무로 복귀시키거나 제작강의을 맡겼다.
강의인력이 생기면서 송 원장은 중소기업청에 창업·취업교육기관 지정을 신청해 인정받았다. 실업이나 전업희망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22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취미로도 이곳에서 카누제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송 원장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고 지자체별로 소규모 하천정비사업이 완공되면서 수변공간이 예전보다 많아져 향후 카누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카누 1만척을 생산해 일자리 창출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누제작사업을 하면서 조직구성원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발견한 게 부가소득”이라며 신사업 확장과 세계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인증이다. 실내의 석면, 환경호르몬, 유해화학물질, 세균의 존재 여부를 시험하고 벽지 장판 가구 완구 등 각종 생활용품의 유해성분의 분석 및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학교 뿐 만 아니라 병원 산후조리원 대형마트 백화점 PC방 공연장 등 공공시설 모두가 인증대상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인증을 받으면 부모나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은행들도 이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KCL이 글로벌 인증기관으로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일본 싱가포르 등의 공인 시험인증기관들도 글로벌 인증업체에 인수됐다”며 “해외업체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글로벌 인증시장에서 당당하게 겨루기 위해 △해외 인증업체와 적극적인 제휴 △국내 업체와는 해외 동반진출 △시험인증 인력의 전문성 강화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목표에 따라 송 원장은 연구원의 영문약칭 KCL를 새로운 조어로 부르고 있다. 지식기반 연구원으로 거듭 나겠다는 의미의 ‘Knowledge Creation Leader'다. 송 원장에게 남은 임기 2년간의 과제이기도 하다.
<송재빈 원장은...>
충남대 정밀기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 기술경영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6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충남지방공업기술원장,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을 역임했다. 2011년 9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한경닷컴 김호영/한지아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