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베를린국제소비가전박람회)2012’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TV가 독일에서 도난당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현지 경찰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3일 발표했다.

경기경찰청은 국내 운송과정(삼성전자→운송대행사 E사 창고→대한항공 창고)에서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지만 도난당한 지점과 날짜 등은 아직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용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장은 “TV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베를린 전시장까지 육로로 실어 날랐는데 이 과정에서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독일 경찰로부터 의미있는 수사진행사항을 전달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IFA 2012’ 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운송했던 최신제품인 OLED TV(55인치)60대 중 2대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8월28일 독일 경찰에, 9월3일 한국 경찰에 각각 수사 의뢰했다.

경찰이 삼성전자의 베를린 전시회 출품용 OLED TV 반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삼성은 지난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60대를 수원사업장에서 운송대행사인 E사로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OELD TV 2대 도난은 E사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넘겨받은 8월 21일 19대, 22일 12대 등 31대 중에서 발생했다.

E사는 8월21~22일 넘겨받은 31대를 23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창고에서 항공화물(나무박스)로 포장했고, 24일 대한항공편을 이용해 프랑크푸르트로 보냈다. 화물은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육로로 약 560㎞ 운송돼 28일 베를린 전시장에 도착했다.

E사는 21~22일 삼성 수원사업장에서 넘겨받은 OLED TV 31대를 5대씩 5개 나무박스, 4대씩 1개 나무박스, 나머지 2대는 다른 제품과 함께 포장해 고양시 창고에 보관했었다. E사가 나무박스로 항공포장하고 나서 측정한 무게와 항공사 창고로 입고하고 측정한 무게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8월21~24일 E사 창고 내 CCTV와 무인경비시스템 분석결과 바꿔치기나 절도 등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국내 운송과정에 관여한 관계자 14명을 조사했으나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난당한 TV가 포장된 종이박스에서 지문 7개를 채취해 분석했으나 삼성전자 담당직원 2명의 지문으로 전해졌다.

도난당한 OLED TV는 시판되지 않은 제품으로 LCD,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보다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차세대 TV로 이번 베를린 전시회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수원=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