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 A단계 수성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 오전 9시7분 현재 포스코는 전날보다 5000원(1.40%) 떨어진 3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거래일 기준 사흘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신용평가사인 S&P는 지난 22일 철강 수요 산업의 부진과 공급과잉 우려 등을 반영해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B단계 하향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P의 신용등급 강등은 시장에서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던 사안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6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이 26조8050억원으로 올해 예상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6조6430억원의 4배에 달해 S&P가 제시한 기준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신용등급 하향은 예견된 사안"이라며 "신용등급 강등 자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P의 신용등급 하락이 단기적으로 포스코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낙폭은 미미하고 여파도 길지 않을 것"이라며 "S&P가 포스코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한 지난해 10월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해외 채권 발행상 실제 이자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각국의 저금리 정책을 감안하면 이자비용 부담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내년 포스코의 해외채권 만기도래 규모는 628억엔이고,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20~50bps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 올해는 이자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내년부터 이자율이 20bp 상승하고 연간 2조원이 높아진 이자율로 차환된다고 가정하면 연결 기준 이자비용이 40억원(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0.08%) 증가하는데 그친다.

아울러 이번 신용등급 하향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S&P 신용등급은 세계 주요 철강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는 지난 8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의 합병 법인인 NSSMC의 경우 'BBB' 수준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