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에서 유망주들이 잇따라 낭보를 전해와 2018년 평창올림픽을 향한 꿈을 부풀리고 있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다소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4개의 세부 종목마다 개최국에 1장씩 주던 자동 출전권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는 사라진 것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최근 공개한 '통신문(Communication) 1767번'에서 이를 공식 발표했다.

원래 ISU는 개최국 선수가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면 각 종목에서 1팀씩을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 ISU 총회에서 실력 있는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경기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이고자 이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이 안건은 이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모든 종목에 한 팀씩을 내보내려면 전체적으로 국제 수준의 선수를 길러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총회에서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정을 바꿀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물론, 자동 출전권이 폐지된다고 해서 한국에 큰 타격이 오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력으로 출전권을 얻은 선수가 없을 때 특별히 인정하는 '와일드카드'일 뿐이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 선수가 한 명이라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면 자동 출전권은 추가되지 않고 사라진다.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낼 실력을 확보해야 입상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의 '메달 전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 단계인 아이스댄스나 '불모지'에 머물러 있는 페어스케이팅에서는 자칫하면 '새싹'들에게 홈그라운드에서조차 큰 무대 경험을 선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아쉽다.

게다가 ISU는 이미 출전권 체계가 잡혀 있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자동 출전권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래저래 한국만 '불이익'을 당하는 모양새가 돼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라나는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지원과 투자를 집중, 평창 올림픽에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