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존 순환출자도 출총제 적용 검토

신규만 금지서 한발 더
재계 "투자 줄 것" 반발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순환출자도 일정 출자 한도를 넘어서면 해소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으로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한다’는 그동안의 새누리당 입장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공약을 총괄하는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22일 “대기업 그룹 내에서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들에 대해서만 출총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총제 규제를 통해 순환출자를 점차 해소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그룹 전체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종전의 출총제와 달리 ‘순환출자 해소’만을 목적으로 출총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야당이 주장하는 전면적인 ‘출총제 부활’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삼성그룹에서는 10개 안팎, 현대차그룹에선 5개 안팎의 계열사가 각각 규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순환출자분에 출총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모든 순환출자를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순환출자를 규제하면 대기업들은 투자하지 못하고 이는 국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순환출자

한 그룹 안에서 A계열사가 B계열사에, B계열사는 C계열사에, C계열사는 다시 A계열사에 출자하는 식으로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