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무역 2조달러 시대…신새벽, 내 손으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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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신입사원 류승민·고유선 씨
柳, 필기시험 한국경제와 이코노미스트 읽으며 준비
후배들에게 도서관보다 여행을 꼭 권하고 싶어
高, 경제지식보다 서비스 마인드 더 중요해요
수출 中企와 해외 바이어 연결고리 되고 싶어
柳, 필기시험 한국경제와 이코노미스트 읽으며 준비
후배들에게 도서관보다 여행을 꼭 권하고 싶어
高, 경제지식보다 서비스 마인드 더 중요해요
수출 中企와 해외 바이어 연결고리 되고 싶어
#1. 생각을 바꾸면 삶이 풍요로워진다.
“카투사 행정병으로 복역하면서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어요. 제가 병사들의 신원·훈련 기록 프로그램을 바꿨죠. 몇 년간 쓰던 유료프로그램이 편리하긴 했지만 오류를 자주 일으켰고 때론 초기화돼 밤샘 복구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참에 비효율적인 프로그램 대신 엑셀을 통해 정형화시키자고 건의했어요. 그 의견은 받아들여졌고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답니다. 비록 작은 지식과 생각의 전환이었지만 부대의 행정 프로세스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류승민)
#2. 지식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라
“건국대 글로벌무역전문가 양성과정인 GTEP(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사업단에서 해외전시에 참여했을 때에요. 거기서 조그만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최정순 사장님이 가르쳐주신 무역실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시 LA(로스앤젤레스)전시회에 찾아오는 바이어가 없자 직접 제품과 샘플을 들고 바이어를 일일이 찾아 다니셨어요. 그 모습에 감동했는지 LA에서 가장 큰 대마 유통업체와 3000달러에 계약을 맺을 수 있었지요. 이 과정을 통해 수출기업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협력사와 커뮤니케이션, 동료와 협업의 중요함을 깨달았지요.”(고유선)
한국무역협회 신입직원들은 믿음직스러웠다. 지난해 3000명의 무협입사 지원자 중에서 10명의 합격자 명단에 든 이들은 당당함과 겸손함을 가진 한국무역의 새내기 역군이었다. 무역진흥본부 정책협력실에서 근무하는 류승민 씨(연세대 경제학과 졸·26)는 “짧은 기간 일했지만 수출 중견·중소기업을 돕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e-biz사업실에서 중소기업 온라인 해외마케팅을 통해 한국상품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 고유선 씨(건국대 국제무역학과 졸·22)도 “바이어와 긍정적인 연결고리역을 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둘의 호흡이 척척 맞았다. 그러면서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한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도 표현했다. 무협에서 원래 3명의 사원을 추천했으나 기자가 지면사정상 2명으로 제한하면서 한 명이 빠져야 했던 것에 대한 애석함이었다. “동료
박솔 씨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요. 저희들보다 훨씬 열정과 능력이 뛰어난 친구인데…” 지난해 무역 1조달러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었던 배경엔 이렇게 선한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트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 신입사원들이었다. 한국무역의 2막을 기대해도 될 것 같았다.
인터뷰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한국무역협회 46층 사무실에서 입사 11개월의 신입사원들과 심상비 인사팀장, 그리고 이번 하반기 공채에 지원한 대학생 5명이 함께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역협회 건물엔 심오한 뜻이 담겨있었다. 김기현 인사팀 차장은 “무역협회 건물 옆모습은 쑥쑥 성장하는 한국수출을 형상화했고, 입구에서 바라보면 건물이 열쇠 형태로 보이는데 이는 수출기업들의 막힌 애로를 열어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귀띔했다.
▷어떻게 무역협회 입사를 생각했나요.
(류)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에서 통계자료를 찾다가 무협을 알게 됐어요. 무협 홈피에 통계자료가 엄청 많았거든요. 졸업을 앞두고 이론보다 실물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고) “무협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GTEP 같은 글로벌 무역전문가 양성과정이라든지, 해외인턴과정을 통해 무협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어요.”
▷대학 땐 어떤 활동을 했어요.
(류) “대학생활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생 경제학회 ‘KUSEA학회’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그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아요. 또한 대학 후배들에겐 여행을 통해 몸으로 직접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는 가치를 체득할 수 있으니까요.”
(고) “대학 3학년 겨울방학 해외인턴이 기억에 남아요. ‘글로벌 무역전문가 해외인턴십’ 과정 중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이노션월드와이드 광고 에이전시 전시업무를 맡았었어요. 모터쇼 현대차 신차발표회장의 긴박감, 외국인과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하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특히 기억나는 사람이 있나요.
(류) “고향이 대구였기에 1학년 때부터 서울에서 하숙을 했어요. 그때
하숙을 같이 했던 7살 위 선배는 공인회계사(CPA)자격시험을 준비하면서도 틈틈이 제게 대학생활과 인간관계, 학점관리, 교환학생에 대한 코칭을 해줬어요. 지식 나눔을 가르쳐 준 선배예요. 지금 무협에 입사해서 저도 수출기업에 무협의 지식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 “GTEP 지도교수인 박광서 선생님은 제 인생의 멘토역할을 해주셨어요. 그 분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또한 무역실무를 몸소 가르쳐주신 최정순 사장님은 제 결혼식 때 주례로 모시고 싶은 분입니다.”
▷필기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죠.
(류) “학교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한국경제신문 국제면을 꾸준히 봤는데 국제금융 흐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영어시험은 영어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를 보면서 무역관련 표현들을 기억해 뒀어요.”
(고) “경제신문은 매일 한 시간씩 봤어요. 현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문가의 입을 빌려 정부와 기업의 대책을 쭉 이야기해 줘서 고마웠어요. 영자신문의 G20(선진 20개국), FTA(자유무역협정) 등 자주 언급되는 용어를 따로 정리해 둔 것이 영어시험에 도움이 됐어요.”
▷면접은 어땠어요.
(류) “PT면접 땐 ‘무협에서 하고 싶은 역할 세 가지를 쓰라’는 문제가 나왔어요. 저는 탁상행정 보고서보다 수출업체를 방문해서 컨설팅해 보고 싶다고 했어요. 또한 키코사태처럼 외환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해 활약해 보고 싶다고 말했죠. 이는 협회가 현재 하는 사업이 무엇이고 어떤 조직이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답을 할 수 있는 문제였다고 생각해요.”
(고) “경제·무역지식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지식을 친절하게 회원들에게 전달하려는 내면의 성숙함이 우선입니다.”
▷무협 입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고)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 수출 바이어를 유치할까’를 늘 생각하는 공적인 마인드를 가진 분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류) “공적인 일을 하다보면 나태해지는데 스스로 자기계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기 분야에 지식을 쌓아야 하고 자격증도 따서 수출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죠. 입사 면접을 위해선 자신감이 90%
니다. 내가 무역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데 어떻게 해외 바이어들을 설득할 수 있겠어요.”
▷앞으로의 꿈과 비전은.
(고)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해외전시에 문제가 있으면 고유선을 찾아라’는 말. 이를 위해선 지금은 회원사 제품도, 시장의 흐름도 잘 알아야 되겠기에 열심히 공부할래요. 앞으로 전시전문가와 해외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류) “‘무협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류승민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미력하나마 수출에 도움을 주는 컨설팅과 정책을 건의해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