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활용성과 휴대성은 통상 반비례 관계에 있다. 화면이 크면 동영상 웹서핑 게임 등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지만 손으로 장시간 들고 있기가 버겁다. 휴대성을 높이려고 화면 크기를 줄이면 답답함을 감수해야 한다.

팬택이 지난달 내놓은 스마트폰 ‘베가R3’는 이 둘의 최적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5.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지만 베젤(화면 테두리 부분) 크기를 최대한 줄여 언뜻 보기에는 타사 4인치대 후반 제품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직전 제품인 ‘베가S5’보다 화면이 0.3인치 커졌지만 줄어든 베젤 덕에 크기는 비슷하다. 뒷면을 둥글게 처리해 그립감도 우수하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쥔 상태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샤프의 최신 디스플레이 ‘내추럴 IPS 프로’ LCD(액정표시장치)를 채용해 화면 퀄리티는 뛰어난 편이다. 밝은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사용자경험(UX) 부문 강화에도 힘을 쏟은 모습이다. ‘미니 윈도’ 기능은 지상파DMB, 동영상, 전자사전 등을 작은 창으로 만들어 화면 위에 띄울 수 있는 기능이다. 화면 크기를 자유자재로 확대하거나 축소해 다른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 제한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만 이 기능을 지원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에 글씨를 쓸 수 있는 ‘텍스트 액션’ 기능도 처음 도입했다. 화면에 전화번호를 적으면 전화가 걸리고 단어에 물음표를 붙이면 곧장 검색 화면이 나오는 식이다.

베가R3에는 1300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돼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음성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보다 눈에 띄는 기능은 ‘베스트 페이스’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로 사람 사진을 찍으면 5장가량이 연달아 찍힌다. 사진에 나온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가장 잘 나온 얼굴을 찾아준다. 여러 명이 같이 사진을 찍어도 각자 가장 잘 나온 얼굴을 고를 수 있다.

‘2A 충전기’도 유용했다. 팬택은 국내 최초로 2개 제품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제공했다. 콘센트 연결 부분에 USB 케이블을 2개 꽂을 수 있어 하나는 휴대폰에, 하나는 배터리 거치대에 연결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