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들의 올해 3분기 매출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경기침체가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금융정보회사 톰슨로이터를 인용,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출이 줄어들면 2009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첫 감소세다.

S&P500 기업들의 매출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009년 4분기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매출 증가세는 작년 중반부터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더딘 데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도 미국 기업 실적이 악화된 이유다. IBM은 3분기 38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환율 요인 때문에 순이익이 10억달러가량 줄었다고 IBM은 설명했다.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100개사 이상이 실적을 공개했다. 이 중 60% 정도가 월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지난주에만 IBM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기술주는 물론 맥도날드, 제너럴일렉트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실적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비용 및 투자 절감에 나섬에 따라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마크 로리지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종전에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멕시코와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돈 톰슨 맥도날드 CEO도 “주요 시장이 일제히 세계 경기침체의 타격을 받았다”며 “이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우려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