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타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가 국내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한 업체가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올림푸스는 시장점유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소니 점유율 53.3%

소니코리아는 지난 8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53.3%(판매대수 기준)를 기록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서 펜타프리즘과 반사거울을 뺀 렌즈교환식 카메라다. 거울 대신 전자식 셔터를 사용한다.

소니가 지난 5월 선보인 ‘알파 NEX-f3’(사진)는 LCD(액정표시장치)를 180도 돌려 내 모습을 보며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다. 소니 DSLR급 카메라에 탑재됐던 1610만화소 CMOS 센서를 달았다.

이 제품은 지난 8월 한 달간 4000대 이상 팔렸다. 각 브랜드 제품별 판매 대수 순위에서 1위(29.7%)를 차지했다. 고급 카메라의 잠재 수요자인 여성층을 시장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EX-f3를 구매한 사람 가운데 약 70%가 여성이다.

지난해 8월에 나온 ‘알파 NEX-5N’도 올 8월 제품별 판매 순위에서 2위(20.4%)를 차지했다.

◆올림푸스는 추락

1년 전만 해도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23.5%를 차지했던 올림푸스는 올해 8월 4.4%로 시장점유율이 급락했다. 일본 본사의 분식회계 사건과 방일석 한국지사 전 사장의 횡령 사건 등으로 대내외 이미지가 안 좋아진 데다 국내 영업력도 많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림푸스가 최근 1년 동안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급락했다”며 “영업비용도 삭감되면서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도 “방 사장이 해임된 이후 마케팅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올해 초 고가인 200만원대의 ‘OM-D’시리즈를 내놓았으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연말 판매경쟁 치열해질 듯

카메라 시장에서 전통적 강자인 캐논은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을 그동안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DSLR 카메라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캐논도 이달 말 미러리스 카메라(EOS M)를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이 시장에 뛰어든 니콘에 이어 캐논마저 가세함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이에 맞서 오는 23일 신제품 ‘NEX-6’를 내놓아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준렬 소니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는 캐논 니콘 등 전통적인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광학과 전자기술은 물론 ‘셀카’ ‘와이파이’ 등 오락적 요소들이 가미된 미러리스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까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던 삼성전자는 8월 들어 점유율이 26.9%로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연말에 내놓을 갤럭시 카메라(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채택)는 ‘콤팩트 카메라’다.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은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