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 삼성전자의 75인치 초대형 TV가 출시 두 달 만에 글로벌 판매 5000대를 돌파했다. 삼성은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자 60인치 이상 대형 TV 모델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시된 75인치 ES9000 시리즈가 지난달까지 두 달간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5000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1000만원 이상에 팔리고, 미국에서도 1만달러 안팎(베스트바이 8999달러)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제품으로만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황이 깊어지고 있지만 슈퍼리치를 상대로 한 시장은 견조하다”며 “올해 말까지 2만대 이상, 내년에는 5만대 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TV시장에서 60인치 이상 제품은 154만대가 팔려 전년 동기(73만5000대)보다 109.5% 급증했다. 이 회사는 60인치 이상 TV 시장이 지난해 254만대에서 올해 393만대, 내년 458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스마트TV 라인업을 지난해 9개에서 올해 17개로 늘렸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담당 사장은 “초대형 TV 라인업을 확대해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