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TV홈쇼핑 업체들은 상반기까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납부해야 할 채널송출 수수료가 인상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CJ오쇼핑도 이런 업계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 4952억원과 영업이익 685억원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17%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13%로 떨어졌다. CJ오쇼핑과 함께 홈쇼핑 업계의 ‘빅4’로 불리는 GS샵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도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증권가에서 CJ오쇼핑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회사인 CJ헬로비전의 상장이 CJ오쇼핑 상승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회사인 CJ헬로비전은 지난 8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4000~1만9000원으로 시가총액이 1조원대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53.92%)은 5846억~7934억원에 이른다”며 “장부가치(4010억원)를 감안하면 최소 1856억원에서 최대 3924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CJ오쇼핑도 상승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CJ오쇼핑의 현재 주가는 24만2000원(19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CJ오쇼핑의 해외 사업은 아직 진출 초기라 이익을 못 내고 있지만 적자폭은 감소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국 상하이CJ, 톈진CJ 등은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CJ오쇼핑은 중국 현지법인 동방CJ의 지분 일부를 CHS홀딩스에 팔아 483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 해외법인들은 성장잠재력이 크다”며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낸 인도 스타CJ, 일본 CJ프라임쇼핑 등도 올해는 적자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과제다.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GS샵을 따라잡고 맹추격하는 후발 주자들을 따돌려야 한다. CJ오쇼핑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와 자체브랜드(PB)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오쇼핑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타 업체에 비해 모바일을 활용한 상품정보 찾기와 실시간 구매가 편리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