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애플에 ‘아이폰과 관련된 매출, 수익, 이익률 등 재무 사항에 대한 핵심 정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19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 등 외신에 따르면 루시 고 미국 연방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17일 “아이폰 등의 제품 판매량과 매출, 이익, 이익률, 비용 데이터를 봉인해달라”는 애플의 요구를 기각했다. 고 판사는 지난 8월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배심원 평결이 나오기에 앞서 애플의 재무정보 비공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이 두 번째 기각인 셈이다.

다만 애플이 연방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행은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제품 전체의 분기별 판매량 등은 공개했지만 아이폰 기종별 판매 현황 등에 대한 정보는 일반에 제공하지 않았다.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를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 판사는 “애플은 자사의 제품 수익 공개가 실질적으로 경쟁사들에 이점을 줄 것이라는 점을 일반인에게 확인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 판사는 “언론의 과잉 관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재판부의 결정에는 상당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스마트폰 산업과 소비자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는 예외적인 소송이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