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흘 연속 반등하던 코스피지수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일부 경기지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는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일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6포인트(0.69%) 떨어진 1945.48을 기록중이다.

코스피는 1920선에서 바닥을 찍고 최근 사흘간 급반등했으나 나흘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며 부진한 모습이다.

그 동안 지수 반등을 이끈 것이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라는 점에서 수급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지난 17일과 18일 기관은 각각 1272억원, 215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견인했으며, 이 중 연기금이 각각 810억원, 1061억원 순매수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연기금의 경우 저가매수의 성격이 강해 앞으로 계속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주체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임종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필요하지만, 현재 외국인 매수세 역시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외국인 수급도 국내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10월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280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날도 500억원 이상을 순매도 하는 중이다.

윤소정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부양책들 마련으로 유동성 확대를 기대했지만 자금이 제대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수급 상황을 보더라도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현재는 연기금이나 국가지자체의 수급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의 급락 등 최근 시장 분위기를 견인해왔던 중소형주들마저 반락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코스피 중소형주가 1%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은 2.6%나 급락하는 등 시가총액 및 종목별 주가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코스닥이 지난 9월말 이후의 상승분을 불과 1주일만에 모두 반납할 정도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국내 증시는 쉽게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서지 못하고 횡보 구간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의 반등은 추세적인 회복세보다 기술적 저항선과 저밸류에이션 매력이 겹치면서 진행된 반발매수세"라며 "글로벌 차원에서도 다른 이머징국가들에 비해 주당순자산비율(PBR) 할인폭이 적은 한국의 매력이 부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당분간은 어닝시즌을 맞은 실적호전주나 그 동안 선방해왔던 경기방어주 위주의 대응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다.

임종필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실적시즌을 맞아 이익추정치가 3분기 초 대비 상향된 에너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업종 그리고 원화 강세 수헤주를 중심으로 한 개별종목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용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3분기 양호한 실적전망이 예상되는 종목 중심의 차별화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급 및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중소형 종목 중심의 탄력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