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카렌, 안나 수이, 알렉산더 왕, 신시아 로리, 마크 제이콥스, 스티븐 마이젤, 톰 포드, 아이작 미즈라히…. 전 세계 패션업계를 주름잡은 이들 톱 디자이너의 공통점은 미국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이라는 점이다.

1896년 설립된 파슨스스쿨은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CSM, 벨기에 앤트워프왕립예술학교와 더불어 세계 3대 패션스쿨로 꼽힌다. 강한 동문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유명 기업과의 탄탄한 협력 체제로 널리 알려진 파슨스스쿨의 성공비결을 이번 글로벌인재포럼에서 들을 수 있다. 파슨스스쿨의 사이먼 콜린스 패션디자인학과장(사진)은 25일 인재포럼 ‘특성화 교육의 창조적 인재육성’ 세션에서 ‘디자인 천재를 키우는 파슨스스쿨’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래픽 아티스트가 패션을 공부하고, 건축학도가 게임 디자인을 해보는 식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몸에 익힐 수 있습니다. 파슨스스쿨은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줍니다.”

콜린스 학과장은 파슨스스쿨의 커리큘럼이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점은 학제 간의 ‘영역 파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구든 창조적 리더가 되길 원한다면 무엇보다 지적 유연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자기 전공 외에 다른 전공 수업을 수강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지에서 의욕이 넘치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게 파슨스스쿨의 자부심”이라는 콜린스 학과장은 파슨스스쿨의 인재상을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학생들이 파슨스스쿨을 졸업할 즈음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디에 가서 어떻게 일할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유학생들이 몰려드는 파슨스스쿨은 2007년 ‘다양성 선언’을 발표하며 다양성을 강조하는 학풍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콜린스 학과장은 “다양성은 디자인의 기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의식주와 직결된 중요한 것”이라며 “교육과정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보다 다문화적인 학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기업들과 연계한 인턴십과 취업지원 체제를 탄탄하게 갖춘 것도 파슨스스쿨의 강점이다. 취업지원 전담팀을 운영해 정기적으로 취업·인턴박람회를 열고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 학생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인턴 사원의 대부분은 졸업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콜린스 학과장은 “기업 입장에서도 파슨스스쿨 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하면 미래 유망주들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며 “동문 조직도 활발하게 운영돼 학내 각종 행사에 유기적으로 참석함으로써 패션업계의 ‘파슨스 파워’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슨스스쿨에는 한국인 동문도 많다. 제일모직의 이서현 부사장, 정구호 전무를 비롯해 패션·디자인업계에서 이 학교 출신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의 특징과 강점에 대해 콜린스 학과장은 “그런 건 없다”고 했다. “우리는 학생들을 국적이나 인종에 따라 분류하지 않아요. 학생들이 어디에서 왔든 그들은 모두 독립된 개인이고, 우리는 그들의 디자인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합니다.”

이번 포럼에서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묻자 ‘익살스런’ 답변을 했다.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in to bad design!” ‘나쁜 디자인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세션에는 하지수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승현 삼성디자인학교 교수와 임은혁 성균관대 의상학과 교수가 토론에 참여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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