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흥행하면 싸이 '말춤' 추겠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겠다.”

18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팬텀 역을 맡은 브래드 리틀(48·사진)이 싸이의 말춤을 ‘흥행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싸이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뮤직비디오를 인상깊게 봤다”며 말춤 동작을 가볍게 흉내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이 탄생 25주년을 맞아 월드투어 공연으로 한국을 찾는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최장기 공연, 최다관객 동원 등 뮤지컬 역사를 새로 쓴 작품. 티켓 매출만 56억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 국내에는 2001년 처음 소개돼 관객 24만명을 끌어들이며 뮤지컬 시장에 붐을 일으켰다.

리틀은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과 ‘지킬 앤 하이드’ 내한공연, 개인 콘서트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브로드웨이 배우. 그는 “하루 종일 한국 팬들에 관해 얘기해도 모자랄 정도인데 커튼콜 함성이 너무 커서 무대에서 쓸려나갈 것 같았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지금껏 팬텀 역을 2200회 이상 연기한 그도 실수한 적이 있다고 했다. “2000년이었을 거예요. 공연 2막에 빨간 망토를 두르고 계단에 서 있다가 내려와야 하는데 계단 어딘가에 망토가 끼어서 움직일 수가 없는 거예요. 내려가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망토가 벗겨져 계단 아래로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다행히 다치진 않았지만 아찔했죠.”

그는 ‘오페라의 유령’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로 ‘힐링 효과’를 꼽았다. “공연을 보고 나서 삶이 바뀌었다는 팬레터를 많이 받았어요. 주인공인 팬텀의 고통을 보면서 관객들이 희망을 얻는 것 같습니다.”

한국 뮤지컬업계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 뮤지컬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하다보니 뮤지컬로 돈만 벌려는 프로듀서들이 간혹 있다고 들었다”며 “방법론적 고민 없이 상업성만 추구하다가는 관객들이 뮤지컬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음악 천재 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라울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12월7일부터 내년 1월30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볼 수 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