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잡이 배인줄 알았는데…쇠톱ㆍ쇠파이프 숨기곤 '경악'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이 쏜 고무탄을 맞고 숨진 중국 선원이 사고 직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해양경찰서(서장 강성희)는 17일 사망한 중국인 선원 장모(44)가 검문 요구에 불응,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다 단속 해경이 발사한 고무탄 5발 중 한 발을 맞았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같은 장면이 담긴 현장 영상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장씨 외 나머지 선원들도 칼, 쇠톱, 쇠파이프, 도끼 등을 갖고 격렬하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측은 "불법조업과 폭력적 저항 및 도주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법을 집행해 나간다는 불관용의 원칙을 고수한다"며 "흉기를 들고 저항한 대부분의 선원들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구속 수사 등 엄정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흉기 저항 정도가 경미한 선원을 제외한 모든 선원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나포 당시 중국 선원들이 사용한 칼과 쇠파이프, 쇠톱 등을 압수했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이를 단속하는 해경에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8년 9월 해경 박경조 경위는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다 선원의 흉기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해 소청도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이청호 경장이 중국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최근 5년간 단속 중 부상을 입은 해경대원도 38명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불법 조업을 근절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대책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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